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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가치투자 새 계보 '행동주의 ESG' 펼치겠다" [thebell interview]이채원 의장·강대권 대표 '라이프운용'서 의기투합…"'가치투자 승리' 증명하고파"

허인혜 기자공개 2021-06-11 08:26:32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치투자 1세대'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가 돌아왔다. '이채원 키즈' 강대권 전 유경PSG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함께다.

왕의 귀환이지만 복귀 무대는 사모펀드다. 행동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새 전략을 내세웠다. 가치투자의 승리를 입증하고 싶다는 게 이채원 의장의 목표다.

◇이채원 전 대표·강대권 전 CIO, 라이프운용서 '의기투합'

가치투자 1세대와 이채원 키즈가 만났다. 이채원 전 대표와 강대권 전 CIO의 이야기다. 이제 두 인물의 소속은 라이프자산운용으로 바뀌었다. 이 전 대표는 라이프운용의 이사회 의장으로, 강 CIO는 라이프운용의 공동대표가 됐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좌), 이채원 이사회 의장
라이프운용의 전신은 다름자산운용이다. 남두우 대표가 2019년 설립했다. 다름운용은 벤처캐피탈(VC)과 기업공개(IPO) 등 초기단계의 회사에 투자하는 전략을 활용해 왔다. 강 대표가 유경PSG운용을 떠나 설립한 보이저홀딩스가 다름운용의 지분을 사들였다. 보이저홀딩스가 1대주주로, 남 대표가 2대주주로 올랐다. 강 대표와 남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는다.

보이저홀딩스와 다름운용의 구심점은 이채원 의장이다. 남 대표는 이 의장의 중앙대학교 후배다. 강 대표는 한국투자밸류운용 공채 1기로 대표적인 이채원 키즈로 불린다. 두 사람 모두 이 의장과 최소 15년의 연을 맺었다.

이 의장은 오래 전부터 강 대표·남 대표와의 의기투합을 꿈꿨다. 강 대표는 이 의장이 대표직 사퇴를 고려하던 차에 한국투자밸류운용으로 찾아갔다. 이 의장은 강 대표와 투자 철학을 공유하며 '다시 일해보고 싶은 인재'라는 확신이 들었다 했다. 강 대표가 마침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면서 이 의장이 남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처음으로 세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이 의장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했다.

확신에도 행동의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이 의장은 강 대표와 남 대표가 아니라면 복귀는 어려웠으리라고 회고했다. 강 대표와 이 의장은 '삼각편대'라는 표현을 썼다. 일반적인 삼각편대처럼 한 꼭지점이 선두에 나서는 게 아닌 역삼각형 형태를 취하고 싶다고 했다. 강 대표는 "이 의장이 총괄과 조율을 담당하고, 두 공동대표가 실무를 맡는 역삼각형의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채원표 '행동주의 ESG' 펼친다…상생투자 목표

이 의장은 '행동주의 ESG'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보편적인 행동주의, ESG 투자와는 다를 것이라고 이 의장은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가 ESG 점수가 낮은 기업을 배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활용한다면 라이프운용은 개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찾는다는 목표다. 기업을 찾은 뒤에는 성장을 기업에 일임하지 않고 행동주의에 나설 계획이다.

행동주의의 개념도 새로 썼다. 강압적인 개선 요구보다 컨설팅을 통한 우호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직접 경영참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5% 미만의 적정 지분을 보유할 생각이다. 투자대상 선별 전략은 구축 단계지만 보텀업과 탑다운 리서치를 섞어 활용한다. 이 의장은 "적극적인 기업 탐방과 리서치를 통해 ESG 평판이 낮되 개선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을 발굴하고 ESG 점수가 낮은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개선점을 찾아 기업을 바꾸면 수익률은 물론 사회기여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강 대표는 '경계가 자유로운 헤지펀드'를 구상한다고 했다. 상품명은 '라이프코어'로 구상 중이다. 강 대표는 "라이프운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모두 보고자 한다"며 "남 대표가 기업의 초기 단계를, 이 의장이 궤도에 오른 기업을 본다면 모든 구간을 다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다름운용이 이어왔던 펀드를 진두지휘하는 한편 VC 메자닌에 집중한다. 다름운용은 코스닥벤처 펀드와 IPO펀드 등을 운용 중이다. 운용 자산은 3월 말을 기준으로 7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AUM은 1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라이프운용은 부연했다.

세 사람이 진두지휘할 상품에서 엿보이듯 공유하는 비전은 '새로운 투자'다. 각자의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목마름이 있었다. 이 의장은 국내 시장에서 가치투자의 한계와 소통 부재를 느꼈다. 강 대표 역시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형태의 새로운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남 대표는 다름운용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와중이었다.

단기적인 목표는 올해 내 펀드 출시다. 부문별 인력도 구축돼 있다. 이 의장은 기업분석에 남부러울 것 없는 전문가다. 보이저홀딩스는 홍성관 부사장, 김재형 상무 등 유경PSG운용부터 손발을 맞춘 인물이 포진해 있다. 기업탐방과 리서치 베테랑으로 구성돼 있다. 다름운용은 IB 투자업력으로 바이오와 IT, 벤처 투자에 능한 인물을 갖췄다.

◇"운용업계에 부채의식…가치투자 승리 입증하고파" 사모펀드 '소통'에 주목

이 의장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았다. 자산운용업계의 큰 산으로, 가치투자 1세대로 이름을 새긴 만큼 '사모펀드'라는 복귀 무대는 예상 밖이었다.

이 의장이 한국투자밸류운용 대표에서 물러난 뒤 여러 종합운용사가 대표직을 제안했다. 이 의장은 대형 운용사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전문 사모운용사를 택했다. 지분인수와 리브랜딩을 단행한 만큼 사실상 '신입'이 된 셈이다. 이 의장은 "아내도 만류했다"며 웃었다.

예상밖 행보를 택한 이유는 뭘까. 이 의장은 '죄송한 마음과 반성'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의장의 친정인 가치투자와 한국투자밸류운용, 자산운용업계에 미안했다고 했다.

이 의장은 "가치투자가 오랜 부침을 겪으며 만으로 32년간 몸담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물러나게 된 점에 대해 여러가지 죄송한 마음과 반성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1998년 처음으로 가치투자 펀드를 만들며 국내 가치투자 1세대로 불렸고, 30년간 같은 철학을 유지했는데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며 "가치투자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로 복귀한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이다. 투자철학을 투자자와 직관적으로 공유하고 싶었다고 이 의장은 전했다. 공모펀드를 운용하며 소통의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이 의장은 "우리의 투자 로직과 메커니즘을 명확히 설명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며 "투자자들도 아이디어를 공감한다면 가치투자 목표에 걸맞게 장기간 기다려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이 의장과 강 대표의 '가치투자'는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가치투자와 성장주 투자의 이분법적 정의는 이제 옛것이라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강 대표는 "사회도 변화하고 투자자의 요구도 바뀌고 있다"며 "좋은 기업을 싸게 산다는 철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의장은 "가치를 형성하는 요소는 안정성과 수익성, 성장성이다. 어떤 면을 추구한다고 해도 가치투자라고 본다"며 " 행동주의 ESG 등 라이프운용이 제시한 새로운 투자전략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호흡을 길게 가져가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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