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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ESG전략 점검]SBI저축은행도 갈피 못 잡은 영역…아직 '열공모드'②지주사 SBI홀딩스는 6년 전 도입 완료, 은행 쪽 적용법 찾기 고심

류정현 기자공개 2021-06-15 07:49:16

[편집자주]

금융권이 ESG 경영 행보를 앞다퉈 보이고 있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들을 대표하는 중앙회 정도가 'ESG'를 외치지만 이 역시 '연구' 차원에 국한된다. 각사를 들여다보면 관련 상품은 고사하고 내부 조직을 구성한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미래를 위해 경영에 관련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저축은행 업계도 높다. 저축은행업계의 ESG 경영 현황과 향후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4: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업권에서는 자금력과 인력 등 제반 사정이 나은 만큼 ESG경영도 충분히 추진할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주주인 SBI홀딩스도 2015년부터 일찌감치 ESG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SBI저축은행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확실한 방향을 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한화저축은행이나 페퍼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뒷선에 있는 은행들이 오히려 ESG관련 상품 등을 내놓으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1등 사업자인 SBI저축은행이 확실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이를 본보기로 삼아 서둘러 뒤따르게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만큼 SBI저축은행의 ESG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려 있다.

◇풍부한 자금력 '강점', 대주주는 일찌감치 ESG 행보

SBI저축은행은 ESG경영을 도입할 수 있는 여력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ESG경영은 비재무지표를 관리하는 사업인 만큼 단시간 내에 수익이 가시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초 체력이 탄탄한 곳이 보다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한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SBI저축은행의 자산총계는 11조8767억원이다. 2020년 같은 기간 9조3246억원이었을 때보다 27%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13조원은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이 부산은행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을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의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681억원)보다 약 27% 늘어난 모습이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떠안아야 했던 결손금도 모두 처리했다. 지난해 말부터 사내에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쌓아 올리고 있으며 매 분기 그 규모도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 말까지 SBI저축은행이 적립한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1076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1억원이었는데 불과 3개월 사이에 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일본계 대주주를 두고 있다는 점도 ESG경영을 도입에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ESG경영을 선도하는 국가로 통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 미국, 일본의 매출 100대 기업 가운데 ESG등급 평균이 가장 높은 곳은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등급을 받은 기업 수 역시 일본이 가장 많았고 미국과 한국이 뒤를 이었다.

SBI홀딩스도 일본 산업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SBI홀딩스는 지난 2007년부터 연례보고서에 그룹의 CSR활동을 담아 발표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연례보고서에 ESG항목을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이사회 멤버 소개나 지배구조 설명 등에 그쳤는데 최근에는 친환경 계획, 위험관리 등의 전략도 포함하고 있다.

출처=SBI홀딩스 2020년 연례보고서

◇올 들어 스터디 착수, ESG상품 출시는 '아직'

여건은 충분하지만 아직 ESG경영의 방향을 확실히 잡지는 못했다. 지주회사는 6년 전 ESG경영을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SBI저축은행은 올해 초 관련 스터디에 착수했다. 사실 ESG경영 개념이 국내에 본격화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데다 저축은행 업계를 관통하는 이슈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ESG활동 초기 단계로 일부 시행하고 있다”며 “추후 ESG경영 내재화를 적극 검토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ESG상품 출시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ESG경영 체계를 조직에 이식하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하고 내부적으로 콘텐츠 발굴에 나섰다. SBI저축은행만의 계획을 먼저 설정하고 이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ESG경영의 방향성을 갖추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향후에는 ESG 관련 조직 (신설)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서는 ESG경영과 관련해 가시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SBI저축은행은 2일 태블릿PC 등을 비롯한 디지털 장치를 활용해 금융거래를 진행하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종이 문서를 줄여나가 환경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간편한 서류 작성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자문서 형태로 모든 서류가 안전하게 보관된다는 점에서도 ESG경영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장기적으로는 오는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지속가능성보고서라고도 불리는데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끼치는 경제․사회․환경적 영향과 성과 등을 담는다. 현재는 국제기구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가 세운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간된 지속가능성보고서는 총 141건이다. 2019년 같은 기간 131건에 비해 10건이 늘었다. 그 가운데 금융사는 총 18개사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행했는데 2019년 보다 3건 늘어난 모습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해서는) 아직 정보도 없고 구체적으로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을 비롯해 대형 금융회사들이 하는 방향에 따라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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