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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고려저축은행, 대출 수익 주춤…영업 위축 흐름②지역경기 침체·오너리스크 영향, 비용 감소로 순익 개선 '불황형 흑자'

류정현 기자공개 2021-06-21 13:00:00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반등에 성공했다. 2017년 이후 2년 동안 역주행했는데 지난해 상승하며 300억원을 돌파했다.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둔 저축은행 가운데에서는 가장 큰 순이익을 보였다.

문제는 비용 절감으로 얻어낸 불황형 흑자라는 점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가 높은 대출 수요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대출채권 관련 수익을 확대했지만 고려저축은행은 뒷걸음질 쳤다. 지역경기 침체와 대주주 리스크로 영업이 크게 위축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채권 수익 '뚝', 코로나19·대주주 구속 등 악재 잇따라

지난해 고려저축은행은 순이익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개별 기준으로 고려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307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264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16% 증가한 수치다.

고려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최근 2년 동안 계속 하락하는 양상이었다. 2017년 4분기 299억원 순이익을 달성하며 300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는데 이듬해인 2018년 268억원으로 하락했다. 2019년에도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했다.

출처=고려저축은행 감사보고서

문제는 이번 순이익 개선이 수익 저변을 넓히기보다는 비용 절감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고려저축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기준 누적 영업수익은 911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977억원을 벌었을 때보다 약 7% 감소했다.

특히 고려저축은행은 지난해 본업인 대출 부문에서의 수익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고려저축은행의 대출채권 이자는 826억원이다. 2019년 4분기 871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5.17% 줄었다.

대출채권 평가 및 처분이익도 마찬가지다.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36억원 정도였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2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사이 관련 수익이 25% 감소한 셈이다.

대출 자산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다른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고려저축은행도 일반자금대출과 종합통장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채권 자산을 증가시켰다.

다만 그 증가율이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이 이자수익 성장을 멈추는 요인이 됐다. 지난 2018년 말 기준으로 고려저축은행의 일반자금대출은 7938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5903억원 대비 약 34% 늘어났었다. 지난해에는 약 2.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예적금담보대출과 기타대출채권은 소폭 감소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증가율이 주춤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고려저축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은 11억원, 기타대출채권은 20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2.6% 감소한 수치다.

결국 지난해 영업수익 감소는 본업인 대출채권 영업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부산·경남 지역의 경기가 침체된 점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구속되며 오너리스크도 맞물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 지역은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경영상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수출이 쉽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허리띠 조인 불황형 흑자, 영업저변 축소 양상 '우려'

고려저축은행은 영업수익이 줄어든 것보다 더 큰 규모로 비용을 절감했다. 2017년부터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던 영업비용은 지난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2020년 4분기 기준 고려저축은행의 누적 영업비용은 661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764억원 보다 약 13.5% 줄어들었다. 2019년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602억원) 대비 27%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이례적으로 급감한 양상이다.

비용 감소 역시 영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수부채에 지급해야 하는 예수금이자가 감소했다. 예수금이자비용이 줄었다는 것은 예수부채 자체가 줄었다는 의미다. 결국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여력도 작아진 셈이다.

수신기능이 있는 금융회사는 적정 수준의 예금을 보유해야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출을 내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부터 저축은행의 예대율을 100% 수준으로 규제할 방침이다.

판매관리비(판관비)도 마찬가지다. 금융회사의 영업활동에 필요한 비용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추세에 있다면 판관비는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4분기 누적 기준으로 고려저축은행의 판관비는 149억원이다. 2019년 동기(154억원)대비 약 3% 줄어들었다.

특히 인건비가 늘어나며 회사의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그와 달리 경비가 일부 감소했다. 고려저축은행의 경영 효율성이 낮아진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영업활동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동안 고려저축은행이 지출한 경비는 총 64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약 70억원을 경비로 사용했을 때보다 9% 감소했다.

출처=고려저축은행 감사보고서

대출 관련 수익의 빈자리는 유가증권 수익이 증가하며 일부 메우는 모습이다. 대출채권 수익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 유가증권 수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 누적 기준 매도가능증권과 만기보유증권을 합한 고려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이자수익은 약 6억6600만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3억5100만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90% 증가했다. 2018년 4분기에는 약 2억원에 그쳤던 데 비하면 3배 넘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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