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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대호특수강, 상호출자 구축 '오너家 웃었다' 가족회사 보유 지분 매매 '63억 현금화', 장세일 회장 오너십 강화도

박창현 기자공개 2021-06-30 09:37:0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1: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 전문기업 '영흥'이 올해 새롭게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대호특수강(옛 대호피앤씨)'과 새로운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오너 가족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영흥 지분을 대호특수강에 넘기면서 상호 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특수관계인 중심으로 든든한 안전판을 세우면서 장세일 회장 오너십이 보다 강화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너 일가는 지분율 희석 없이 영흥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서 63억원의 현금도 손에 쥐었다.

영흥은 최근 상장 자회사 대호특수강과 새로운 지배체제를 구축했다. 재편 작업의 핵심 키워드는 '상호 출자'다. 앞서 영흥은 올해 초 냉간압조용선재(CHQ 와이어) 3위 사업자인 대호특수강을 인수했다. 경영권 주식 3030만주(41.45%)를 취득하는데 330억원을 썼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와이어로프와 PC강연선 등 기초 선재 제품만 생산했던 영흥은 최근 4년간 성장 정체와 실적 악화 악순환이 반복됐다. 선재 산업은 기본적으로 전방 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조선 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년간 제조업 부문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영흥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같은 선재 영역이지만 사업 성격이 전혀 다른 CHQ 와이어 시장을 정조준했다. CHQ 와이어는 기본 선재(Wire Rod)에 드로잉이나 열처리 등을 해서 만든다. 고품질이 요구되며 자동차와 전자, 산업기계, 건설 영역에서 중간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수 6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영흥 오너일가는 지배구조에 손을 댔다. 영흥의 2대주주이자 가족회사인 대유코아가 움직였다. 대유코아는 장 회장과 남매지간인 장인희 씨와 장인영 씨, 어머니 신금순 여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2013년 영흥과 세화통운 간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주식을 확보했다.

대유코아는 이달 23일에 보유 주식 1071만여주(11.1%)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00만주(4.97%)를 대호특수강에 팔았다. 주당 1265원, 총 63억원에 거래가 진행됐다. 대호특수강이 밝히 영흥 주식 취득 목적은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다.

다만 표면적인 배경 외에도 다양한 부수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이번 거래로 영흥의 특수관계자 주주 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영흥과 대호특수강 간에 상호출자 고리가 만들어졌다.

상호출자 고리는 장 회장 중심의 오너십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호 간에 주식을 소유하면서 그룹 전체 지배력 유지를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 역시 웃을 수밖에 없다. 같은 계열사에 보유 주식을 넘기면서 지배력 희석 이슈를 피하는 동시에 자산 현금화에도 성공한 모양새다. 오너 일가가 대유코아 주식을 전량 소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 자금 이탈 없이 고스란히 현금을 손에 넣는 구도다.

대유코아는 매년 그룹 계열사와의 매출 거래를 통해 수 십억원 어치의 일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로 편입된 대호특수강에 영흥 주식을 팔면서 그룹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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