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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서 미래 찾는 유통기업]'첫 CVC 설립' 신세계, 비대면 스타트업 발굴 박차⑥문성욱 대표 총대, 디지털사업 전환 '언택트 기술' 초점

김은 기자공개 2021-07-06 07:15:18

[편집자주]

내수 침체와 코로나19가 불러온 유통산업 구조 변화로 관련 기업들의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사업 방식으로는 더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템과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함께 생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다. 각 유통기업들의 투자 전략과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처음으로 벤처캐피탈을 설립한 이후 벤처펀드 조성 등 본격적인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이마트나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의 각 계열사가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단행해왔으나 이번에는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대면 분야 혁신 기업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이다. 경쟁업체인 롯데그룹이 2016년 벤처캐피탈 '롯데벤처스'를 설립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감이 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자본금 200억원 규모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30%, 신세계센트럴시티가 2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500억원 규모의 '스마트신세계시그나이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신세계와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200억원, 한국벤처투자가 200억원, 금융업계에서 1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향후 2년간 최소 20건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게 목표다. 그간 IT 기술 기반의 비대면 분야에서 다소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주로 인공지능·빅데이터분석·블록체인 등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콘텐츠를 보유하거나 영세,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신세계그룹이 투자와 협력을 통해 함께 상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 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다. 그는 전략기획 전문가로 신세계그룹에서 꾸준히 해외 경험을 쌓아온 '전략통'이다.

경복고등학교와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벤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문 대표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을 거쳐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벤처스코리아에 재직했다. 2001년 정 총괄사장과 결혼, 2004년 신세계그룹 기획담당 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신세계 I&C, 이마트 등을 거쳐 2014년 12월부터는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패션1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면서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힘을 쏟아왔다.

이후 2017년부터는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최근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회사 내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ICT,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유통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 비대면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실제 패션테크 기업인 '에이블리코퍼레이션'과 부동산 개발·임대관리기업인 '홈즈컴퍼니', 동남아시아 차량 호출·배달·금융서비스 플랫폼인 '그랩' 등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해오고 있다.

특히 에이블리는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블리는 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출시 3년 만에 누적 앱 다운로드 수 2000만, 누적 거래액 6000억, 지난해 패션 앱 사용자 수(MAU) 1위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유통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고객 맞춤 리테일테크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신세계 각 계열사는 CVC 투자와 별개로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스타트업 직접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디지털 사업 전환을 위한 비대면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이마트와 신세계아이앤씨는 AI 기술 스타트업 '인터마인즈'에 각각 5억원, 10억원을 투자했다. 인터마인즈는 스마트 무인 점포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이마트 24 등에 스마트 선반을 활용한 셀프 스토어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최근 모노랩스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이 업체는 AI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동시에 신세계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 게 목표"라면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하는 생태계 조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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