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디자인, 2대주주·FI 차익 실현 판 깔리나②장관순 디자인 대표, CB 전환 14억 평가익…SI가 매입대금 지원
김형락 기자공개 2021-07-19 07:35:0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디자인'의 2대주주 장관순 대표와 전환사채(CB) 투자자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경영권 지분 양수도 계약 이후 주가가 오르며 원금 대비 두 배가량 차익을 낼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경영권 지분을 할인해서 내놨지만,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손에 넣은 CB로 자산 증식 토대를 닦아뒀다.디자인에서 CB 전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회차 CB 잔여 물량(권면총액 10억원 규모)을 가지고 있던 장 대표가 먼저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3회차 CB 투자자도 뒤따랐다. 지난달 권면총액 36억5000만원 CB가 주식으로 바뀌었다. 미전환 물량은 권면총액 기준 3억5000만원이다.
이익 구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행보다. 지난 13일 종가(1만6500원)는 2회차 CB 전환가액(6888원), 3회차 CB 전환가액(6168원)과 비교해 두 배 수준이다. 지난달 최대주주 성재원 이사(지분 20.26%)와 장 대표(12.7%)가 경영권 지분(29.96%)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주가는 1만600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현웅 HAG 대표가 인수단을 꾸려 경영권 지분을 사들인다.
성 이사와 장 대표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지분을 처분했다. 매각 대금은 175억원이다. 주당 거래가격은 1만5400원이다. 계약 전날 종가(1만6000원)보다 4% 낮다. 전략적 투자자(SI)인 살루타리스1호투자조합 외 3개 조합이 잔금을 치르면 성 이사는 121억원, 장 대표는 54억원을 거머쥔다.

장 대표는 경영권 거래 지분(9%) 외에 추가 지분(3.7%)을 얻어 차익 실현 기회가 생겼다. 경영권 지분 매매 계약 체결 다음날 권면총액 10억원 규모 2회차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 3.7%로 바꿨다. 콜옵션으로 취득한 CB다. 상장일인 지난 6일 종가(1만6800원) 기준으로 산정한 평가차익은 14억원이다.
콜옵션 대금은 경영권 인수자에게서 끌어왔다. 장 대표는 살루타리스1호투자조합 등에서 담보 없이 10억원을 차입했다. 차입 기간은 경영권 지분 매매 잔금일(오는 29일)까지다. 전환가액 대비 수익률 144%(지난 6일 종가 기준)를 올릴 수 있는 CB 매입자금을 SI가 지원해준 셈이다.
3회차 CB 투자자인 비상장사 엘비엔도 움직였다. 경영권 지분 계약 이후 권면총액 10억원 규모 CB를 장외매도하고, 권면총액 2억원 규모 CB는 콜옵션 행사분으로 처분했다. 권면총액 4억원 규모 CB는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 1.67%로 바꿨다. 권면총액 4억원 상당 CB를 보유 중이다.
경영권 구주 지분 인수를 분담하는 재무적투자자(FI)에게도 유리한 지형이다. 최근 주가가 주당 인수가액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와 묶이지 않은 구주 지분은 거래 이후 언제든 차익 실현 매물로 나올 수 있다.
관건은 인수단 자금력이다. 살루타리스1호투자조합은 구주 인수, 신주 투자에 총 18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디자인 3자 배정 유상증자에 40억원을 납입했다. 자산총액 46억원을 가지고는 구주 지분 매입 잔금과 오는 12월 권면총액 100억원 5회차 CB를 납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조합원 추가 출자나 외부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인수 절차를 탈 없이 끝낼 수 있다.
경영권 지분 거래는 계약금 21억원만 오갔다. 잔금 155억원이 남았다. 46억원을 책임지는 살루타리스1호투자조합 외에 살루스1호투자조합, 르네상스1호조합, 오디세우스5호조합의 자산 규모는 드러나지 않았다.
FI인 살루스1호투자조합은 오는 12월 발행하는 100억원 규모 6회차 CB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납입일이 같은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사내이사 후보인 이정옥 아리바이오에이치앤비 대표(40억원), 이현웅 대표가 있는 HAG(30억원), 개인투자자 천윤석 씨(15억원), 김종규 씨(15억원)가 투자한다. 3회차 BW는 같은날 현투자2호가 100억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적자 감소' 모티브인텔리전스, 올해 매출 볼륨업 방점
- [RWA가 쏘아올린 VC 펀딩난]'예외조항' 공략 나선 중기부, 특례 확대 어디까지
- 지난해 모태 '3관왕' MYSC, 올해도 승전고 울렸다
- '이름 값'한 달바글로벌…해외매출이 내수 넘었다
- 한투파, 3500억 핵심역량레버리지2펀드 2차 클로징
- '유안타인베 GP 반납'…산은 혁신산업펀드 재공고
- [대성창투의 시프트업]하반기 펀딩 재개, 건재함 증명 목표…세컨더리 '만지작'
- [Company Watch]서진시스템, 베트남 생산기지 순손실 '변수'
- [더본코리아 거버넌스 점검]성장엔진이자 구조적 한계 '백종원'
- [Company Watch]위메이드, 매출 줄었지만 현금은 늘어났다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기업 운영 'C레벨' vs 식견 지닌 '교수'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사외이사 장기근속 …사유화냐 vs 전문성이냐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70세' 획일 적용 맞나…베테랑 모시는 미국 은행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은행]미국 은행 사외이사 비율 90% 육박
- [thebell interview]"삼성 준감위, 이사회 중심 경영 함께 고민"
- [thebell interview]"외국인 주주 인식을 바꾼 건 사외이사 IR"
- [자사주 리포트]미래에셋생명, 지급 여력 비율 하락 대비 보완재
- [자사주 리포트]두산, 3분의 1만 소각하는 이유는
- [자사주 리포트]크래프톤, 올해 최대 처분 물량은 0.2%
- [자사주 리포트]DB손해보험, 매각 계획 접었다…지속 보유도 염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