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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기술보증기금]'2%대' 저조한 운용수익률, 포트폴리오 재편 '특명'⑤예치금 비중 줄이고 주식 비중 2.2%로 확대, 자산운용위 권고 수용

김규희 기자공개 2021-07-19 13:15:04

[편집자주]

기술보증기금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우리나라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중소기업에게 기술보증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보의 업무 현황과 재정상태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더벨은 기보의 최근 몇 년간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5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보증기금은 지난해 목표보다 높은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정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운용원칙에 따라 애당초 목표수익률을 매우 보수적으로 잡았다. 내부에서는 목표수익률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둬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다르다. 타 기금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익률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에서도 9.58%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기술보증기금은 이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정하기로 했다.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예치금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운용수익률 '2%대' 저조한 실적 매년 반복

기술보증기금의 지난해 여유자금 운용수익률은 2.27%에 머물렀다. 전년인 2019년 2.35%와 비교하면 8bp 가량 낮아진 수치다. 내부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초 세워둔 목표수익률인 1.66%와 비교하면 우수한 실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기술보증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른 기관과 비교했을 때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1개 기금과 국민연금은 지난해 9.1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위기관리 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산 운용에 나섰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한때 1900대까지 떨어졌다가 2800대까지 치솟으면서 주식 비중이 높은 기금 중심으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

기술보증기금 포트폴리오는 안정적인 상품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전체 여유자금의 62%를 은행예금과 같은 상품에 투자했다.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 정기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 확정금리형 상품은 은행이 정해놓은 금리만큼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 비중은 전체의 36.5% 수준이었다. 안정적인 국채 또는 지방채, 신용등급 AA- 이상의 특수채 및 회사채 등을 중심으로 투자했다.

예금과 채권 비중을 합하면 전체의 98.5%에 달한다. 안정적인 대신 수익성이 낮은 상품들이다. 특히 지난해 수익은 예년보다 더 적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인 0.5%로 떨어지면서 은행 금리와 국공채 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예금 수익률은 1.63%로 전년 2.15% 대비 52bp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주식 등 수익증권 상품 비중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9.8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운용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출처=기술보증기금>

◇포트폴리오 다각화 권고, 주식투자 늘려 수익성 제고

기술보증기금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로 했다. 타 기관과 비교해 수익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올 초 자산운용위원회에서 수익성을 꾀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예금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높였다. 지난해 전체 여유자금의 62%를 차지하던 예치금 비중을 올해는 47%만 가져가기로 했다. 예치금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술보증기금은 지난해 예치금 기대수익률을 1.45%로 예상했지만 올해는 1%보다 아래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 설정해둔 기대수익률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계산이 어렵지만 같은 금융성 기금인 신용보증기금의 예상치를 가져와 비교해보면 0.83% 수준으로 설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 기대수익률 역시 지난해 보다 낮춰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채권 기대수익률은 1.93%였는데 올해는 1.21% 정도로 설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비중은 오히려 더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36.5%에서 50.4%로 13.9%p 늘렸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은 낮아졌지만 채권 가격은 올랐기 때문이다.

기술보증기금 자산운용실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며 ”채권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간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주식 비중 역시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여유자금의 1.5% 비중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2%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기술보증기금이 설정한 주식 기대수익률은 5.21%였는데 올해는 7% 안팎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대수익률과 예치금, 채권, 주식 등 각 자산 간 상관관계를 고려해 리스크 충족 범위를 산정하고 있다.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입장”이라며 “2018년 주식 자산을 운용한 이후로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은 자산운용위원회의 포트폴리오 구성 다각화 요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벤처투자에도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모태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에 여유자금의 0.4%를 배분하기로 했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숫자만 바라봤을 때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 비중이 낮아 보일 수 있는데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을 늘리기 위해 매년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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