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유동성·무차입' 로보로보, 빛바랜 재무전략 [유증&디테일]②자기자본 32.6% 금융 투자, DLT 환매 중단 위기…中 JV 매출채권 손상률 급등
신상윤 기자공개 2021-07-22 07:50:37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육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로보'가 재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1000%대 유동성과 무차입 경영 전략이 빛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흐름이 악화된 가운데 금융상품에 투자됐던 일부 자산은 원금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요 매출처인 중국 조인트벤처(JV)로부터 대금 지급도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코스닥 상장사 로보로보는 주주 배정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27~28일 구주주 대상 청약을 진행해 내달 5일 납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발행된 신주는 다음달 18일 상장된다. 실권주는 공동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이 나눠 인수할 예정인 만큼 발행가 변수를 제외하면 자금 조달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로보로보가 최근 1000%대가 넘는 유동성과 무차입 경영을 자랑했던 만큼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주주들의 눈길은 그다지 우호적이진 않다. 실제로 유상증자 이사회 결의가 있었던 지난 5월 21일 이후 로보로보 주가는 5000원대 초반에서 최근 4300원대까지 낮아졌다. 1차 발행가액 산정에도 영향을 미쳐 당초 목표했던 공모자금 규모도 101억원에서 89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 로보로보가 대규모 증자에 나서면서 그동안 자랑했던 재무건전성이 허울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178.6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말 1315.59%로 개선됐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유동자산)을 갚아야 하는 빚(유동부채)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기업이 대출이나 투자 유치 시 상환능력 판단 지표로 사용된다.
여기에 최근까지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채비율이 5.11%(올해 1분기 말)에 그쳤던 만큼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데 주주들의 아쉬움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기업의 유동비율은 200%를 이상적인 지표로 보는 데 반해 로보로보는 5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자산 활용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로보로보는 자기자본(235억원)의 32.6%(77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금융상품에 투자됐다. 이 가운데 젠투파트너스가 운용하던 DLT 금융상품은 환매가 일시 중단돼 자금 회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로보로보는 취득가액 10억8800만원의 절반인 5억4400만원을 평가손실 처리했다. 환매 중단 사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가 손실도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높은 유동비율에도 불구하고 자금 활용엔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로보는 2017년 12월 상장하면서 조달했던 공모금 가운데 시설투자 목적의 20억원도 아직 집행하지 않고 있다. 이 자금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할 자금의 1순위 투자처인 인천로봇랜드 본사와 연구소 등 새로운 둥지 마련에 더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채권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JV '북경로보로보'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채권 비중이 88.17%에 달한다. 문제는 지난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전체 매출채권의 손상차손 설정률이 2019년(0.92%)과 비교하면 6.49%까지 급등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에는 5.58%로 소폭 개선됐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로보로보 관계자는 "그동안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한 결과, 코로나19 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해 빚을 내는 대신 증자를 결정했다"며 "중국은 로봇 산업이 확대되는 만큼 현금을 바로 회수하는 대신 여유를 가진 것으로 앞으로도 캐시카우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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