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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주식 배당’ 카드 만지작 '이유는' 배당 확대 LG화학과 차별화…배당 여력 축소 영향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06 07:31:3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 사업 분사 계획을 밝힌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전철을 밟고 있다. 물적 분할 방식으로 배터리 사업 분사 계획을 밝히자 기존 주주의 반발과 우려 속에 주가가 하락했다. 서둘러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도 비슷하다.

다만 방법은 달랐다. LG화학은 주당 6000원 규모의 배당금을 최소 1만원으로 확 키우겠다며 '돈 풀기' 전략에 나선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주식 배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는 LG화학과 달리 분할 신설되는 SK배터리(가칭)에 현금성자산을 몰아주는 등 뭉칫돈이 빠져 나가야 하는 SK이노베이션의 곳간 사정을 고려한 발상으로 풀이된다.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금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적분할 택한 LG화학 전철, 주가하락 → 주주환원책 발표 ‘판박이’

SK이노베이션은 4일 실적 발표를 겸한 기업 설명회에서 기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금전 외 방식으로 배당을 할 수 있는 정관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정관 변경을 통해 금전이 아닌 회사 보유 주식, 기타 재산으로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같은 주주환원에 나서는 것은 배터리 사업 분할에 따른 존속법인 가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조치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E&P(석유개발) 사업을 각각 분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가는 한때 7% 이상 떨어졌다. 배터리 사업 분할이 언급됐던 지난달 1일 스토리 데이 행사 당일에도 주가는 8.8%(2만6000원이)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성장성이 큰 배터리사업의 물적 분할을 선택하자, 기존 주주들이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 투자매력 감소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LG화학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LGES)을 물적분할 하기로 했을 때 기존 주주들이 앞서 경험했던 것이기도 하다. LG화학 역시 주주 달래기 차원에서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LG화학이 공개한 배당정책은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 지향 △향후 3년간(2020년~2022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 현금배당 추진 등이 골자였다.

그간 LG화학의 주당 배당금은 6000원 수준을 넘지 못했다. 2014년 주당 4000원, 2015년 4500원, 2016년 5000원, 2017년 6000원, 2018년 6000원, 2019년 2000원 등이었다. 이를 대폭 상향해 3년간 주당 1만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배당을 대폭 늘려 주주를 달래겠다는 전략이었다.

◇자회사 배당금 수익 감소 전망...주식 배당 시점은 미정

SK이노베이션의 선택은 달랐다. 현금 해당 이외에도 '주식 배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LG화학의 경우처럼 배당금 규모를 대폭 늘리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신설법인 SK배터리(가칭)에 현금성 자산의 70% 이상을 몰아준다. 3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현금성자산 2807억원 중 73.0%에 해당하는 2049억원을 SK배터리가 가져간다. 6월 말 기준으로는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이 약 2조3530억원 가량인데, 이중 약 1조7000억원이 SK배터리에 배정될 예정이다. 존속하는 SK이노베이션에 남게 되는 배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인 배당금 수익으로 주주에 배당을 해왔다. 향후 배당금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 Innovation Insurance (Bermuda), Ltd 등 종속기업 5개 외에도 관계기업 3개, 공동기업 1개로부터 매년 배당을 받고 있다. 5개 종속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금만 2019년 1조5110억원, 2020년 1조908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배당금 수익 축소가 불가피하다. 우선 지난해 5000억원이나 배당했던 SK루브리컨츠 지분 40%가 사모펀드에 넘어갔다. 7000억원을 배당했던 SK종합화학의 경우 신용평가사가 고배당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낮춰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이 언제부터 주식 배당을 실시할지는 미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주식 배당은 정관에만 반영한 것으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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