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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이노베이션]SK에너지, 탈석유시대 불구 캐시카우 역할 '주목'⑤호황기 영업익 1.5조...이우현 2실장, 코로나19로 악화된 재무상태 개선 임무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20 07:50:3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4:5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에서 새롭게 분사하는 SK배터리(가칭)를 ‘뜨는 해’로, 기존 핵심 계열사인 SK에너지를 ‘지는 해’에 비유해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바였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탈석유 시대’를 훌쩍 앞당겼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를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 수퍼 사이클에 올라타면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캐시카우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이은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 재원 마련도 SK에너지에게 주어진 몫이다.

관건은 업황 회복과 재무건전성 회복이다. 우량한 것으로 평가받던 SK에너지의 재무구조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SK에너지의 재무는 올해부터 이우현 재무2실장(사진)이 담당하고 있다.

◇SK종합화학-루브리컨츠 이어 SK에너지 소수 지분 매각할까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상용화 착수한 게 2005년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신사업 진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탈석유라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대비해 SK에너지를 대신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이었다. 사업구조 상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업황 호조에 힘입어 배터리 사업이 흥할수록 SK이노베이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정유사업은 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전기차 시대를 성큼 앞당겼지만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를 당분간 안고 가겠다는 구상이다.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을 매각했고, SK종합화학 소수지분마저 매각을 논의 중이지만 SK에너지는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형태로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에너지 지분 매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SK에너지의 막대한 현금 창출 능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정유업은 국제유가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급상황 등에 따라 업황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다만 일단 수퍼 사이클(장기 호항)에 진입하면 엄청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실제로 SK에너지는 유가 급락으로 정유산업 전반의 업황이 악화되었던 2014년에 영업손실(-7836억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기 이전까지 SK이노베이션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2015년 영업이익이 1조54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2016년 영업이익은 1조4567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냈다. 2017년 1조3475억원으로 3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8년 8285억원, 2019년 3751억원으로 이후 영업이익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캐시카우로서의 SK에너지 역할은 계속됐다. 비록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조 단위 적자를 냈지만 업황만 회복되면 언제든지 막대한 이익 확보가 가능하다.

2016년 SK에너지가 창출했던 영업이익 규모는 SK종합화학(9265억원), SK루브리컨츠(4667억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3515억원), SK인천석유화학(496억원) 등 SK이노베이션의 나머지 자회사 영업이익 규모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다. 업황이 뒷받침될 때 SK에너지가 얼마나 폭발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되면 정유업이 막대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이 SK에너지 소수 지분 매각은 '마지막 카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SK이노베이션의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발생하면 SK에너지 매각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 SK에너지 재무구조 '주춤'

SK에너지의 재무는 올해부터 이우현 SK이노베이션 재무2실장이 맡고 있다. 1971년생인 이 실장은 고려대를 졸업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 회계1팀장 △ 자금1팀장 △ IR PL 등을 거쳤다.

이 실장은 기존 재무2실장이던 김양섭 재무본부장이 올해 초 승진하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재무2실은 ‘자금’을 담당한다. 동시에 자회사 가운데서 SK에너지 재무를 담당한다. 이 실장이 SK에너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SK에너지의 재무 상태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급격하게 나빠졌다. 신용등급 강등이 악화된 SK에너지의 재무 상태를 대변한다. SK에너지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A+(부정적)’에서 'AA0(안정적)‘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최대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규모 손실 및 차입금 증가 등으로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는 게 이유였다.

SK에너지는 2015년 말 이후 상승중인 유가의 영향으로 견조한 영업실적 유지 및 무리 없는 경상적인 수준의 투자 진행으로 영업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왔다. 유가하락이 시작된 2019년 전까지 차입금이 감소 추세에 있었다.

코로나19는 상황을 반전시켰다. SK에너지의 2020년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3조7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0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55.1%로 전기대비 49.6% 증가했다.

부채비율 증가는 기업어음 등 단기 자금 조달 때문이다. SK에너지는 공모채 시장의 단골로 손꼽힌다. 호실적을 달성한 2016~2017년 단 두 해를 제외하고는 2012년부터 한 해에도 수차례 공모채를 발행해왔다.

전통적으로 장기채로 자금조달에 나섰던 SK에너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어쩔 수 없이 단기차입금을 늘렸다. 급격한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단기적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하면서 단기차입금과 현금성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0년말 연결기준 SK에너지의 총 이자부 부채는 단기차입금(2514억원), 장기차입금 및 사채의 유동성 대체분(5897억원), 사채 및 장기차입금(2조9326억원)으로 구성된다. 단기성 부채의 비중은 22.29%로 전년 동기 대비 10.66%p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높지는 않다.

◇SK에너지 배당 통해 BMR 사업 재원 기대

SK에너지의 재무 안정성 확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자금조달 역시 주요 역할로 꼽힌다. SK배터리 분사 이후에도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 등 친환경 미래 성장영역에서 배터리 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2025년에는 세전영업이익(EBITDA) 3000억원 이상을 창출하는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생산능력은 6만톤(t)까지 갖출 계획이다. 올해 말 데모플랜트를 완성하고 내년 말에는 사업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이 그랬던 것처럼 BMR 사업 역시 투자 재원은 SK에너지를 통한 배당이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SK에너지는 코로나19로 적자를 낸 지난해 이전까지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에 지급했다.

SK에너지는 2019년 총 3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이는 2017년의 1조4000억원, 2018년의 5200억원 대비 감소한 금액이지만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SK에너지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자회사 대비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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