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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콘텐츠 기업 탐방]공실 늘어나는 시대, '공간 비즈니스' 주목임차수요 연계, 2~3개 이상 기능 결합…도시재생 해결사 역할

신민규 기자공개 2021-08-20 10:01:15

[편집자주]

기능을 상실한 노후부지를 새롭게 해석해 복합적인 임차수요를 창출하는 '공간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임차인의 업무와 주거생활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판매전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공간에 엮는 방식이다. 초기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설계, 시공을 넘어 위탁영업 역할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수요자에 한층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더벨이 기존 공간상품 영역을 허물고 있는 공간 콘텐츠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시 유휴공간에 새롭게 숨을 불어넣는 '공간 해결사'가 각광받고 있다. 상가나 빈집, 폐공장, 중소빌딩에 걷잡을 수 없이 공실이 늘어나면서 임차수요 확보를 위한 건물주의 몸부림이 커진 결과다.

공간 플랫폼 기업으로 불리는 이들의 행보는 기존 공간상품 영역을 과감하게 허물고 있다. 특정 용도변경이나 공유 오피스 수준에서 나아가 아예 수요자 중심으로 공간을 재해석했다. 주거, 리테일, 오피스 등 2~3개 이상의 기능이 입주자를 위해 제공된 셈이니 품은 들더라도 상품성 면에선 차이가 확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공간 플랫폼 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태동했다. 당시 컨셉트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보자는 것이었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일찌감치 예상한 행보였지만 이후 부동산 업황이 호황기에 들어선 데다가 임차수요 확보도 수월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웠다.

외면받던 공간 비즈니스 업계는 최근 몇년간 성공사례를 하나둘씩 내놓기 시작했다. 유휴공간 내에 필요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처음부터 수요에 맞게 개발하는 방식을 취했다. 한 공간에 최소 2~3개 이상의 기능을 넣다보니 어느 한 공간상품으로 설명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공간콘텐츠기업 사업영역 분포도

프롭테크 영역으로는 공유 서비스(shared servie) 가운데 레지던스와 리테일, 오피스를 비롯해 데코와 인테리어(Deco & Interior) 등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디벨로퍼 사이에서도 주목하는 공간 개발사례는 연희동 골목길에 들어선 '연남장'이다. 로컬스티치와 어반플레이가 개발한 4층짜리 건물은 겉보기에는 공유 오피스 같지만 지역 창작자가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시공간을 비롯해 리테일 시설, 주거시설을 한건물에 집어넣어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동시에 지역상권에도 기여한 사례로 알려졌다.

새로운 공간상품이 등장하면서 수요층도 상당히 세분화되고 있다. 공간 플랫폼 기업 대부분은 청년 1인가구나 사회초년생, 개인 창업자, 문화예술인, 스타트업 등을 임차인으로 겨냥하고 있다.

지역내 특정 임차수요를 타깃으로 개발에 나선 경우도 있다. 어반하이브리드가 폐공장을 매입해 개발한 창신동 골목의 '창신아지트'는 40~50대 봉제사와 20~30대 패션 디자이너가 협업할 수 있는 코워킹 스튜디오로 개발됐다. 디자이너가 입주하는 점을 감안해 쇼룸, 리테일, 오픈키친 등을 함께 넣었다. 산업공간과 일상공간을 섞어 '코워킹 스튜디오+레지던시+리테일' 등의 복합 공간으로 탄생시킨 예다.



사업 초기만 해도 마스터리스(통임대후 재임대)로 직접 임대해서 개발상품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다면 이제는 입소문을 타고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위탁 운영사에서 나아가 디벨로퍼까지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로컬스티치의 경우 개인 건물주의 의뢰를 기반으로 공간 수요를 찾아주고 직접 개발 및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어반하이브리드는 위탁 운영과 함께 건물을 매입해 디벨로퍼 영역으로 나섰다.

시장에선 공간 플랫폼 기업의 성장세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캡레이트(임대수익/건물가격)가 떨어졌고 이마저 충족해줄 임차인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물가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임대료가 포함돼 있어 건물주 입장에선 임대료를 올려야 수지가 맞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 재택근무 증가 등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면서 공간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결과적으로 맞춤형 임차수요를 찾아서 공간을 개발하지 않으면 건물유지가 어려운 셈이다.

일찌감치 성장성을 알아본 부동산운용업계와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직접적인 투자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프롭테크 기업 육성 차원에서 로컬스티치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도 로컬스티치와 생활형 숙박시설 위탁운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다만 아직 수요에 맞는 최적의 공간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점에서 대량 복제하기 어려운 점이 과제로 꼽힌다. 공간 플랫폼 기업조차 특정공간을 개발한 후 몇년이 지나면 다시 수요가 바뀔 정도로 빠른 변화속도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욱 어반하이브리드 대표는 "일반 디벨로퍼가 분양에서 입주까지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 길어야 3년이라면 공간 플랫폼 기업은 고객이 입주하는 시점부터 청산까지 고객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취합하고 반영하면서 최적의 모델을 찾아나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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