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넥스트레벨]기업가치 8년간 뒷걸음질, '밸류업' 절실④시총 1.9조→1.3조…스톡옵션 무용지물, 내부사기 저하
원충희 기자공개 2021-08-26 07:18:23
[편집자주]
2013년 네이버와 결별한 후 홀로서기에 나선 NHN은 그간 '탈게임' 행보를 걸으며 고군분투했지만 존재감이 큰 곳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최근 8주년 기념 비전 선포를 통해 종합 ICT기업을 표방하고 자회사 상장계획 등을 밝히며 화제가 됐다.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NHN의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이 제시한 비전은 모두 기업가치 제고와 연계돼 있다. NHN은 10년 내 글로벌 톱티어 테크기업 등극, 주요 사업부 분할 및 상장(IPO) 추진, 글로벌화 등을 비전으로 제시한 상태다.밸류업이 절실해진 이유는 2013년 분할 후 기업 가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분할한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4배 이상 커졌다.
주가부진 탓에 임직원들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연장하기 일쑤다. 여타 IT·플랫폼 기업의 임직원들이 스톡옵션 잔치를 벌이는 것과 대조되면서 내부사기 저하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회사가치를 띄울 동력이 필요한 시점에 '비전'을 꺼냈다.
2013년 8월 네이버와 NHN(당시 NHN엔터테인먼트)이 갈라진 직후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15조8200억원, NHN엔터의 시총은 1조9300억원으로 합계 17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할 전 NHN의 시총 14조1255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두 회사의 분리는 각자의 밸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그 후 8년간의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네이버의 시총은 19일 종가기준 69조7300억원을 웃돌며 4.4배 증가한 반면 NHN은 1조3500억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NHN의 주가는 분할 직후였던 2013년 8월 14만4584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이래 전반적으로 하향하면서 지금은 6만~8만원대에 맴돌고 있다.
한게임 시절 영광의 주역이었던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게임이 사행성 논란으로 정부 규제에 부딪혀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간편결제, 음원 등 비게임 신사업의 마케팅비용이 증가했다. 신사업들은 투자한 만큼 단기간에 수익 내기가 어려운 터라 NHN의 주가를 끌어올릴 호재가 부족했다.
주요 임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도 무용지물이 됐다. 2016년부터 행사가능기간이 도래했음에도 주가가 행사가(7만2800원)를 크게 웃돌지 못하고 대부분 하회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행사가를 넘어선 적은 있으나 오래 유지되지 못했고 이내 다시 하락세를 탔다. 올라도 주당 행사차익이 1만원 초반대 수준에 그쳐서 큰 이익을 얻기 어려웠다. 정우진 대표와 안현식 CFO 등 경영진(C레벨)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네이버는 2019년부터 매년 전 직원에 1000만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해 왔다. 첫 스톡옵션 부여당시 1000만원 규모인 77주가 지난 3월부터 행사가능기간에 들어왔다. 행사가는 12만8900원인데 주가가 3배 가까이 뛰면서 1인당 약 1900만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해졌다.
IT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수혜로 주요 게임·IT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스톡옵션 차익을 보는 곳이 꽤 있다"라며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회사의 임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동기부여가 약해지고 개발자 등 주요 인력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사업 분사, NHN두레이 출범, NHN고도(NHN커머스)의 사명변경과 주요 자회사들의 IPO 추진, 글로벌 IT기업과의 합작,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테크기업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 등은 모두 밸류업을 위한 재료로 귀결된다.
NHN 관계자는 "(비전 선포는) 외부에서 봤을 땐 게임회사로 시작했으나 그동안 키워온 결제, 클라우드 등 신사업의 방향과 목표점을 한번 말씀 드린 것"이라며 "임직원들에 각 사업부별로 이런 로드맵을 갖고 가자는 취지에서 내부행사로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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