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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레버리지 리뷰]현대백화점, '회사채+CP' 시장성 조달 저력⑤탄탄한 재무안정성 기반 재원 확보…'담보 미제공' 부동산 5조 상회

이효범 기자공개 2021-08-25 08:05:30

[편집자주]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과 맞물려 국내 유통기업들의 레버리지 전략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부채 기반의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와 경기 불황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과 유동화, 시장성 차입 등이 한창이다.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격동의 시기 생존을 위해 뛰고 있는 유통사들의 레버리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차입 기조를 고수해 온 현대백화점이 적극적인 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백화점, 아울렛 신규 출점 등으로 수년전부터 대규모 투자에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외부차입을 확대하는 추세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익창출력이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초체력을 쌓아온 게 자본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자체 신용만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았다. 은행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새로 개점한 백화점과 쇼핑몰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으로 차입 부담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2030년까지 매출을 4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 매각,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실탄 확보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전망이다.

◇부채 1조 증가…점포 확장 전략·실적 둔화 여파

현대백화점의 올해 6월말 별도기준 부채총계는 2조9402억원이다. 부채가 2조원을 넘어선 건 최근 10년간 연말 기준으로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채가 1조원 가량 증가했다. 2017년말, 2018년말 부채가 각각 1조5000억원대에 머물렀다는 점과 비교하면 부채는 2배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급속도로 부채를 늘린 것은 백화점, 아울렛 등을 잇따라 신규 출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점포 확장과 구조 변경을 통해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투자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수의 점포를 증축, 리뉴얼하거나 신규 출점해왔다. 특히 점포의 형태도 백화점에 국한되지 않고 복합쇼핑몰, 아울렛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2020년 대전과 남양주에 점포를 열고, 올들어 여의도 파크원에 프리미엄 아울렛과 백화점을 신규 출점했다. 또 2024년 청주아울렛의 추가 출점이 예정돼 있다.

이같은 점포 확장 전략은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2012년 이후 다수의 백화점, 아울렛 점포를 신규 출점하는 등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실시했다. 당시 영업으로 창출하는 현금을 통해 투자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 충당했다. 이에 따라 외부차입에 대한 의존도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이익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외부차입이 불가피해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액 1조2451억원, 영업이익 108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2017~2019년까지 매출액 1조37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2000억원 중반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큰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순이익도 1019억원에 그쳤다. 예년보다 1000억원가량 감소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868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서는 늘어났지만 연간 2000억원 수준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회사채·CP 발행 주력, 저리에 자금조달

현대백화점의 올해 6월말 기준 차입금은 총 1조1765억원이다. 유동부채에 속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이 53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는 회사채로 조달한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된다.

은행 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1000억원에 그쳤다. 차입금 거의 대부분을 전자단기사채와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이 올들어 발행한 회사채는 외화사채를 포함해 대략 3000억원가량이다. 각 회사채의 연이자율은 1.5%를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금리 1.16%의 외화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더욱이 단기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자단기사채의 연 이자율은 0.73~1.05% 수준에 형성되고 있다. 장기차입금에 비해서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비교해 1000억원 규모의 원화대출 이자율은 1.5%를 소폭 웃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은행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낮기 때문에 시장성 조달을 통한 차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자본시장에서 이처럼 저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재무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형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말 연결기준 담보제공 혹은 사용권 자산을 제외한 부동산 자산 규모만 5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백화점에 대해 "2020년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는 2.3배로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크지 않고, 보유현금과 금융상품은 1조원에 달한다"며 "또 부동산과 투자지분 등 양질의 자산에 기반한 대체자금 조달여력과 그룹의 우수한 대외신인도 등이 동사의 재무융통성을 추가로 지지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74.75%로 2019년말 51.25%에 비해 23.5%포인트 증가했다. 그동안 50% 안팎이었던 부채비율은 외부차입이 늘면서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100%를 밑도는 수준이다. 롯데쇼핑 150%대, 신세계 1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백화점의 부채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2030년 매출 40조 목표…현대HCN 매각·현대L&C IPO 등 추진

현대백화점그룹은 20조원 규모의 그룹 매출을 2030년까지 40조원으로 키우는 '비전 2030'을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기존 주력사업인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사업을 더할 계획이다. M&A가 대표적인 실행방안으로 꼽힌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는 계열사 매각, IPO 등을 통한 실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HCN 매각이 마무리되면 5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추가로 유입된다. 현대홈쇼핑의 자회사인 현대L&C 상장도 최근 공식화 했다. 업계에서는 이외에도 여전히 시장성 조달, 막대한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 등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마음 먹기에 따라 조달할 수 있는 실탄은 넉넉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이 조단위 유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전략 중 하나도 M&A였다. 1000억원 이상의 인수건으로는 2012년 한섬(4200억원),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3000억원), 2018년 한화L&C(3666억원), 2020년 SK바이오랜드(1205억원), 2021년 이지웰(1250억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비전2030 달성을 위해 뷰티,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존 주력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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