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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현금부자' 삼성전기, 팩토링 쓰는 이유매출·매입회전일수 20여일 차이, 매출채권 할인으로 유동성 확보

원충희 기자공개 2021-08-30 08:05:3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는 1조6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매출채권 할인 등 '팩토링(Factoring)'으로 2400억원 넘는 은행권 단기차입을 쓰고 있다. 납품대금을 받는데 40일 넘게 걸리는 반면 구매대금은 보름 안팎으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7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채권회전일수는 40.3일로 예년(35~46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채권회전일수는 제품을 납품하고 대금 받는데 걸리는 기간을 평균적으로 산출한 지표다.

통상 수출기업은 화물(제품)을 배에 싣고 수입국으로 보내 구매기업에 넘긴 뒤 대금을 받는다. 대략 40~50일이 걸린다. 삼성전자, 삼성SDI 등 계열사는 물론 LG전자, LG이노텍 등 유사업종 대기업들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외상매입금이나 지급어음 등의 평균 결제기간인 매입채무회전일수는 올 상반기 기준 17일이다. 원재료 판매사 및 각종 소재·장비업체로부터 구매한 물품의 대금지급 기간이 보름 안팎이라는 뜻이다. 매출채권회전일수와 20일 넘게 차이가 난다.


이번만 그런 것은 아니다. 매입채무회전일수는 최근 5년간 평균적으로 15일 전후다. LG이노텍, LG전자 등이 30~40일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짧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회사 시스템적으로 나갈 돈(매입채무)이 결정되면 국내의 경우 10여일 안팎으로 지급토록 돼있다"라며 "다른 계열사도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매출채권회전일수와 매입채무회전일수 간에 벌어진 간극은 현금회전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받을 돈은 한두 달이 지나야 들어오는데 나갈 돈은 보름마다 돌아오니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기의 현금흐름은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7564억원으로 전년 동기(8183억원)대비 8% 감소에 그쳤으며 잉여현금흐름은 3000억원대 중후반으로 큰 차이가 없다.

비결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5개 은행과 맺은 매출채권 할인약정에 있다. 원화와 외화 합쳐 8000억원 규모다. 한도 내로 매출채권을 은행에 넘기고 할인료(이자)를 뗀 나머지를 현금화해 쓸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기는 2분기 말 기준 2442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금리는 리보(LIBOR)+0.50~0.65%포인트인데 현재 리보가 0.24% 정도임을 고려하면 연이율은 1%도 안 될 만큼 저렴하다.

재무제표상으로는 은행에 양도한 매출채권 중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금액이 단기차입금으로 올라가고 있다. 삼성전기가 6월 말 기준 1조666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가졌음에도 은행대출(팩토링)을 쓰는 이유다. 이와 별도로 구매대금 지급과 관련해 우리은행을 비롯, 2개 은행과 한도액 1203억원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약정을 맺고 있다. 거래처로부터 물품을 산 뒤 보름 안팎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유동성 확보 수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일반적으로 물품대금 지급이 한 달 넘게 걸리는 제조대기업들과 달리 줄 돈은 신속하게 지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라며 "고객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매출채권 회수기간 단축이 어려운 만큼 팩토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환리스크도 커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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