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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깜짝실적에도 신용도 개선 '역부족' [Earnings & Credit]항공화물업 호조, 여객부문 부진 지속…아시아나항공 인수 변수

이지혜 기자공개 2021-09-02 08:28:2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떨어지는 신용도를 돌려세우기는 역부족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와 달리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다. 항공화물 운송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주력인 여객부문이 고전하고 있어 펀더멘탈을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물론 자산매각이나 유상증자 등 호재도 있다. 그러나 신용도가 더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변수다. 중장기적으로 대한항공에 힘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을 더 할 것으로 예상됐다.

◇‘어닝서프라이즈’ 절반의 성공

3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내면서 신용등급 ‘BBB+/안정적’ 복귀요건을 일부 충족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가 6배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는데 상반기 이 지표는 4.5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6.6배에서 크게 개선됐다.

실적 개선의 영향이 적잖다. 특히 화물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화물운송업 경기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뜻밖에 업황이 견조했다"며 "과거와 달리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설비와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 백신수송까지 항공으로 이뤄지면서 당분간 항공화물 운송업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9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6.3% 증가했다. 순이익도 흑자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2조126억원, 영업이익은 1935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6.9%, 영업이익은 69.5% 증가했다. 분기 기준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시장의 예상을 웃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당장 등급전망에서 ‘부정적’ 꼬리표를 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상반기 정기평정을 진행할 때 이미 화물업 호조를 반영해 등급을 매겼다”며 “대한항공의 본원적 경쟁력은 여객사업에서 비롯되기에 이 부문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여객기 수송실적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92%가량 줄었다. 실적 비중도 쪼그라들었다.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매출비중은 전체의 10%를 간신히 넘는다. 2019년 65%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하면 비중 감소폭이 크다.

◇자산매각·유상증자, 신용도 방어용

대한항공이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데는 실적 증가 외에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효과도 크다. 그러나 이 역시 신용도 하향기조를 돌려세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오히려 신용도가 떨어질 가능성을 완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신용평가업계는 바라본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현재까지 자구계획을 당초 목표했던 대로 순조롭게 이행하면서 여느 때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신용도의 하락을 막을 만한 요소”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제주사택과 기내식, 기판사업부를 매각했다. 모두 1조원 규모다. 여기에 유상증자도 두 차례 진행했다. 지난해 1조2000억원, 올해 3월 3조3160억원 규모로 자본을 확충했다.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3000억원 정도인데 여느 때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차입부담이 만만찮다. 대한항공은 별도기준 순차입금을 지난해 말 14조원에서 상반기 말 10조원 정도로 줄였지만 여전히 과중하다는 평가다. 자본으로 분류된 영구채까지 고려하면 실질적 차입부담은 더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이에 서울의 송현동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송현동부지는 5000억~6000억원, 왕산레저개발 지분은 1000억여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이 현재 보유한 현금에 최대 7000억여원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

이를 놓고 신용평가업계는 아시아나항공과 결합 이후를 대비해 대한항공이 재무적 버퍼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본을 확충하는 등 합병 작업이 본격화한다. 올해 3월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한 것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안정성도 열위해 결합 이후 연결기준 재무지표가 다시 악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규모의 경제효과를 봐 비용을 줄일 수도 있겠지만 당장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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