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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첫 원화 영구채 완판 도전 'ESG 투심 자극' [발행사분석]지속가능채권으로 최대 5000억 조달 목표, RBC비율 300% 상승

강철 기자공개 2021-09-02 08:28:4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사상 첫 원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ESG채권의 한 종류인 지속가능채권으로 최대 5000억원을 조달해 여러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발행을 마치면 교보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약 300%로 상승한다.

업계에선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금융사 대비 두드러지는 금리 메리트를 거론하며 무난하게 완판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ESG채권에 대한 안정적인 수급은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점치게 만든다.

◇첫 원화 신종자본증권 투심 파악

교보생명은 오는 2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 3000억원에 대해 기관의 매입 의사를 타진한다. 수요예측에서 3000억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면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영구채로도 불리는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증권이다. 채권임에도 만기가 보통 30년 이상이기 때문에 재무재표 상에서 자본으로 분류된다. 은행, 보험사 등 BIS 자기자본 비율과 RBC 비율에 민감한 금융사가 주로 발행한다.

이번 영구채는 교보생명이 2017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다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4년 전에는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5억달러(약 5570억원)를 마련했다. 원화 신종자본증권의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원화 신종자본증권은 전액 ESG채권으로 발행한다. ESG채권의 한 종류인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기관의 투자 심리를 파악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자본관리팀은 지난 7월부터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서 제정한 원칙에 맞춰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준비했다.

지속가능채권 관리 체계에 대한 검증은 한국기업평가에 맡겼다. 한국기업평가는 인증 등급을 최상위 수준인 'ST1'으로 산정했다. ESG경영 실천 의지, 투자 프로젝트 선정 절차와 적격성, 자금 관리 체계, 사후 보고 시스템 등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교보생명은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하는 최대 5000억원을 대부분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건축물, 청정 교통수단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취약 서민층 주거 시설 개선을 위한 민간 임대주택 개발에도 약 34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원활한 ESG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서는 가급적 증액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

50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하면 지난 6월 말 기준 11조9330억원 수준인 교보생명의 지급여력 규모는 12조433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RBC비율은 285%에서 약 300%까지 상승한다.


◇금리 메리트 두드러져

교보생명은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희망 금리밴드를 3.40~3.90%로 제시했다.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DGB금융지주, 하나은행, 대구은행 등 최근 1년 사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금융사가 수요예측 당시 산정한 밴드를 참고했다.

3.40~3.90%는 다른 발행사의 금리밴드보다 약 50~60bp 높다. 이처럼 높은 금리는 수요예측에서 기관의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메리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리에 매력을 느낀 몇몇 기관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금리 외에 ESG채권이라는 점도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DCM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ESG채권은 업황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으며 안정적인 수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ESG채권으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발행사는 모두 모집액 완판에 성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금리가 상당히 괜찮기 때문에 연기금, 공제회, 중앙회, 보험사 등 장기물 수요가 있는 큰손을 중심으로 매입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신종자본증권이긴 하나 5년 후 발행사의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사실상의 5년물인 점은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ESG채권의 경우 기관과 펀드가 일종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이라 일부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긴 하나 3000억원 완판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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