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오너십 점검]카카오, 투자유치의 역설…김범수 지배력 약화②내부지분율 5년간 77.6%→36.5%, 네이버와 반대양상…빠른 성장의 대가
원충희 기자공개 2021-09-14 07:20:39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가 '빅테크'로 불리는 IT 대기업에 대해서도 편법지배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다. IT업계에선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이 규제감독 사정권에 들었다. 이들 역시 기존 재벌과 유사하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막강한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정위가 산출한 내부지분율을 기준으로 IT그룹 오너의 지배력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0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성장은 각 계열사들이 외부투자 유치와 상장(IPO)을 통해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사업 확장과 밸류업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하지만 외부자본이 유입될수록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사진)의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해졌다.김 의장이 직접 소유한 카카오 지분은 6월 말 기준 13.3%,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지분 10.59%로 총 23.89%를 갖고 있다. 4년 전인 2017년에는 36%에 달하는 지분을 가졌으나 투자유치, 주식기부 및 증여 등으로 낮아졌다.

내부지분율로 본 김 의장의 카카오 그룹 지배력은 네이버와 양상이 달랐다. 국내 빅테크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이 GIO와 김 의장의 내부지분율은 2017년 5월 기준 각각 77.4%, 77.6%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GIO의 그룹 지배력은 강화되는 반면 김 의장은 되레 약해지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카카오의 내부지분율 추이를 보면 2019년까지는 70% 중반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37.7%로 급락하더니 올해 5월 기준으로는 36.5%로 내려앉았다. 55개 기업 평균(57%)보다 훨씬 낮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94.7%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해보면 정반대 움직임이다.
공정위가 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쓰는 내부지분율은 높을수록 총수의 장악력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의 경영권 방어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달리 말해 김 의장의 카카오 지분율은 이 GIO보다 높지만 지배력이나 경영권 방어능력은 오히려 약한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체 계열사 합산 자본금(액면가)에서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위해 쓸 수 있는 특수관계자, 계열사, 자사주 등의 주식가액 비중으로 산출한 내부지분율은 외부투자를 많이 받을수록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내부지분율 하락은 카카오의 성장방식과 관련이 깊다. 내부지분율이 급락했던 2019~2020년 카카오의 액면가 기준 전 계열사 합산 자본금은 1884억원에서 2조479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신주발행이 많았다는 뜻으로 증자가 상당히 이뤄진 것이다. 카카오 계열사들이 IPO와 외부조달을 대거 단행한 시점이 이때다.
카카오게임즈가 증시에 데뷔했고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규모 자본조달을 시행했다. 카카오 본사가 2016년 음원사이트 '멜론'의 운영사로 유명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 위해 발행한 교환사채(EB)와 전환사채(CB)가 대거 주식으로 바뀐 시점도 이때다.
이 같은 성장전략 덕분에 2019년 10월 11조2703억원(19위)이었던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올 9월 기준 69조1520억원(4위)로 대폭 증가했다. 시장으로부터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끌어온 외부자본은 카카오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다만 그 대가로 김 의장의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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