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이길웅 웰그램 대표 "금융당국의 플랫폼 제재 오히려 기회"보험대리점 사업자로 금소법 위반 무관…약관 기반 '누잘' 서비스로 상생 창출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24 10:45:2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대리점 사업자로 등록된 웰그램은 보험 비교 플랫폼 '누잘(NUZAL)'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는 만큼 이번 금융당국 조치가 오히려 기회입니다."이길웅 웰그램 대표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특정 보험회사 상품뿐 아니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보험을 비교 분석하는 서비스는 웰그램의 누잘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잘(Well)' 만든 '프로그램(Program)'이란 사명을 담은 '웰그램(Welgram)'은 보험 산업 IT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표가 창업한 인슈어테크(Insurtech) 스타트업이다. 2015년 12월 설립된 웰그램은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상품 약관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주력했다.

이와 관련 최근 웰그램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 그동안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왔던 보험상품 검색 등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료 조회와 비교, 보험상품 분석 등이 중개 또는 자문행위에 해당해 관련 허가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대리점을 등록하지 않은 온라인 플랫폼의 이 같은 서비스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웰그램은 보험업법이 정한 보험대리점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웰그램은 금융당국이 주관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 '금융소비자 보호 기술' 섹션에 초대를 받는 등 사업이나 법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이번 조치로 기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 보험 상품 검색 등 서비스는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웰그램은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상품 정보를 금융당국이 정한 기준에 따라 공시한 부분에 착안했다. 전자문서로 공시된 약관을 데이터로 수집해 저장했다. 보험회사마다 다른 약관 내 복잡한 보장 내용과 유의사항 등을 공통의 질병코드에 기반해 수집했다. 이를 통해 국내 모든 보험 상품을 비교하는 플랫폼 '누잘'이 탄생했다. 지난해 초 시제품 성격의 플랫폼이 임시로 문을 열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현실적으로 많게는 1000장이 넘는 보험 약관을 일일이 비교하면서 가입하는 소비자는 없다"며 "내가 가입하는 보험 상품이 어떤 부분을 얼마나 보장하는지 등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는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작업에만 5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삼성생명보험을 시작으로 보험 산업 IT 부분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이 대표에게 이 작업은 산고의 과정이었지만 누군가 해야 한다면 자신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창업 후 보험회사 외주 프로젝트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했다. 그러다 웰그램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눈여겨본 코스닥 상장사 알파홀딩스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본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보험으로 먹고사는 만큼 상품을 정확하게 비교하고 분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뜻이 맞아 합류한 많은 개발진 모두 보험 산업 IT 전문가들로 최근까지 R&D에 주력했고 곧 1차 서비스가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웰그램은 누잘 플랫폼이 소비자의 보험 만족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보험회사의 파트너로서 동반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보험회사가 최근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에 나선 만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집된 데이터를 보험사 지수와 상품 지수를 통해 산출한 '누잘지수'로 평가해 소비자가 찾는 보험을 추천해 줄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내 보험시장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설계사 수수료가 얹어지면서 점점 더 복잡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 중심에서 적합한 상품을 제시하고, 보험회사는 더 좋은 상품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웰그램은 보험 설계사도 정직원으로 채용해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제시하는 역할로도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웰그램은 연초 모바일 전자 청약과 관련한 특허를 취득했다. 2016년 출원한 지 5년 만이다. 이 특허는 암호화된 디지털 청약 서류를 이용한 사무 자동화 구현 방법에 관한 것이다. 설계사가 직접 방문했던 대면 보험 청약을 비대면으로 바꾸면서 발생했던 문제점을 개선한 원천 기술이다. 많은 보험회사의 모바일 전자 청약의 원천 기술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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