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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진에어, 선수금 증가...OCF 양전환 기대감선수금 267억원으로 3배 증가, 'OCF 개선' 뚜렷···유증 발행가액도 상향 조정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28 07:33:4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개선됐다. 이 자체로도 긍정적이지만 선수금이 증가한 데 따른 OCF 개선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최근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을 높이며 기업가치 향상과 시장 평가에 대한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OCF의 플러스(+)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 진에어는 마이너스(-) 128억원의 OCF를 기록했다. 계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여객 및 화물 운송업 확대를 추진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지만, 영업활동 과정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을 막진 못했다. 그런데도 회사 안팎에서 OCF 개선과 관련한 긍정적인 신호들이 다수 포착되는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출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팬데믹이 발생했던 지난해 상반기 진에어의 OCF는 마이너스 1378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보다 10배 가량 많은 현금이 6개월 만에 영업활동 과정에서 빠져나간 셈이었다. 당시 회사는 어느 때보다 매출채권에 회수에 집중하며 현금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출처=진에어 사업보고서)
아울러 이번 상반기엔 선수금이 증가한 점도 긍정적이다. 선수금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지급을 약속하고 고객(사)에게 미리 받은 돈으로, 항공사의 선수금은 고객들이 미래 탑승할 목적으로 구입한 항공티켓값이다. 이 티켓 값을 먼저 받음으로써 항공사는 고객에게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금액을 부채로 인식한다.

부채로 분류되는 탓에 선수금의 증가는 당장엔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준다. 올해 상반기 말 진에어의 선수금은 2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0.5%(178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진에어는 선수금 등 부채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592.1%(지난해 상반기 말)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선수금 증가를 마냥 안 좋게만 판단할 이유는 없다. 고객에게 선수금에 해당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선수금은 매출로 전환 인식되기 때문이다. 매출로 전환되면서 부채로 잡혔던 선수금 규모가 소거돼 재구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수금을 '좋은 부채'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물론 팬데믹이라는 변수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가한 선수금이 그대로 매출로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델타 변이에 따른 팬데믹 재심화와 코로나 백신 접종률 정체 등이 일어날 경우 구매한 항공티켓을 환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팬데믹이 막 발발했을 때 이러한 환불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말 선수금은 89억원으로 2019년 하반기 말(917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환불 사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새로운 변이 발생 가능성에도 주요 국가에서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고 알약 형태의 치료제 개발도 눈앞에 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기타유동부채는 증가할 경우 단기적으론 재무구조엔 악영향을 주지만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출처=진에어 사업보고서)
선수금 증가는 OCF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수금은 제품·서비스를 지급하기 전에 받은 돈이다. 이 시점에서 보면 회사의 자산을 활용하지 않고도 현금을 먼저 받은 것이니 현금 유입'만'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진에어는 선수금과 예수금을 일컫는 기타유동부채의 증가로 242억원의 현금이 회사에 들어왔다고 인식했다.

진에어는 이 같은 OCF 개선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자신하는 모양새다. 예컨대 회사는 최근 유증 발행가액을 당초 1만5050원에서 1만7200원으로 14.3%(2150원) 높였다. 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신주를 발행해도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주가가 최근 1개월간 20% 가까이 오르며 2만3000원대에 진입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기대한 대로 액면가액 1000원인 보통주 720만주를 1만7200원에 발행하는 데 성공할 경우 진에어의 자본금은 522억원으로 증가하고, 자본총계는 1414억원이 돼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지난달 20일 발행한 7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까지 감안하면 진에어의 재무구조는 상당 폭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지난 5월과 비슷하다"며 "그때도 여름에 국제선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진에어 주가가 2만5000원까지 올랐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업황이 더 악화했지만, 지금은 높은 백신 접종률과 개인 여행객 수의 증가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전보다 많다"며 "오는 12월 업황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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