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제2의 벤처붐'을 맞고 있다. 시장에는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해 조성된 벤처펀드는 6조5000억원에 이른다. 올해도 작년 못지않게 자금이 모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창업한 법인만 12만개가 넘을 정도다. 아이템만 괜찮다면 시드부터 투자유치를 받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같은 맥락에서 신생 VC도 눈에 띄게 늘었다. VC 업계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2017년부터 매년 20여곳 안팎의 VC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지난달 말 기준 등록된 VC는 179개다. 현재 추세면 조만간 200개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렇게 설립된 VC가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쩐주(錢主)'를 확보하고 있는 VC는 예외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신생 VC가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금을 대는 기관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트랙레코드가 신생 VC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조성되는 펀드의 60% 이상이 상위 20개의 VC 손에서 만들어진다. 신생 VC는 펀딩을 하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고 설득에 성공한 소수만이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렇게 투자, 소진, 신규 펀드 결성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몇몇 VC가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 가능한 VC로 자리매김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인도 헬스케어 업체 투자에 성공한 레드우드에쿼티파트너스의 행보는 눈여겨볼만하다.
레드우드에쿼티파트너스는 설립 3년 차를 맞이한 신생 VC다. 2018년 설립 이후 곧바로 인도 시장을 향했다. 그간 국내 VC의 주된 해외 투자처가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였다. 당시 인도 시장은 글로벌 VC들이 이미 활발하게 투자에 나서고 있었지만 국내 시장엔 낯선 곳이었다.
레드우드에쿼티파트너스도 마찬가지였다. 네트워크 하나 없이 맨몸으로 부딪쳤고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바이오와 엔터 등에 몰린 국내 VC들의 투자 행보에 염증을 느낀 기관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게 주효했다. 이렇게 인도 시장 공략이라는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기점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신생 VC에게 펀딩은 생존을 위한 숙제다. 마케팅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타 VC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업의 특성상 경쟁에서 우위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VC들이 마케팅을 벌이면서 어려움을 겪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레드우드에쿼티파트너스의 사례는 본보기로 삼을 만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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