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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보호예수 묶인 이재선 대표, 해성옵틱스 출구전략은③내년까지 보유분 70% 매각 불가, '사업안정·차익실현' 점진적 퇴진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21-09-28 07:19:21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옵틱스를 물려받은 이재선 대표이사가 가업을 내려놓는다.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대주주 지위와 함께 경영권도 넘기기로 했다. 다만 완전한 결별까지 시간이 다소 필요할 전망이다. 보유 주식의 70% 이상이 보호 예수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사업이 안정화되고 기업 가치가 올라가야 더 큰 차익 실현이 가능한 만큼 새 주인 측과 긴밀한 공조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사 해성옵틱스가 대주주 변경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해와'와 '옵트론텍'이 주도하고 있는 투자조합은 다음달 중 270억원 규모의 해성옵틱스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유증이 마무리되면 투자조합 지분율은 27.16%에 달해 기존 대주주인 이 대표(21.89%)를 앞선다. 거래 완료와 동시에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도 교체할 계획이다. 사실상 이 대표가 해성옵틱스 경영권을 투자조합에 넘기는 거래다.

일반적인 M&A 거래와 달리 이 대표는 보유 주식을 새로운 대주주 측에 단 1주도 넘기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 탓이다. 이 대표는 이달 초 기준 해성옵틱스 보통주 1312만여주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73%에 해당하는 958만여주가 올해 3월 유증에 참여해 받은 물량이다. 3자 배정 유증 거래였기 때문에 1년간 보호 예수가 걸렸다. 내년 3월까지 매각이 불가능한 셈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시점까지 새로운 대주주와 한배를 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매도 시점에 주가가 받쳐줘야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보호예수 대상 물량을 주당 1253원에 취득했다. 투자 금액은 120억원에 달한다. 최소한 이 마지노선을 넘어야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결국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이 대표는 새로운 대주주 측과 공조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보호예수가 풀리는 내년 3월까지 등기 임원직을 유지하면서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해성옵틱스 관계자는 "이재선 대표가 올해 3월 3자 배정 유증에 참여했기 때문에 내년까지 해당 물량을 팔 수 없다"며 "보호예수 해제 시점까지 등기임원직을 유지하고 그 이후에 다시 거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대주주 측 역시 이 대표의 도움이 절실하다. 해성옵틱스는 코로나19 확산과 전방 산업 부진 여파로 실적 부침을 겪고 있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39.2% 줄어든 2122억 원에 그쳤다. 1년 만에 1360억원이 넘는 매출이 증발한 셈이다.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역시 크게 악화됐다. 작년에만 40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손실액 또한 477억원에 달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구조조정이 필수다. 다만 원활한 구조조정 플랜을 실행하려면 내부 합의와 협조가 필요하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창업주 일가를 우군으로 두면 이 작업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실제 투자자 측은 투자 결정과 동시에 해성옵틱스 베트남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원가 경쟁력이 떨어져 수년간 적자를 내고 있던 '카메라모듈(CM) 사업'과 '렌즈모듈(LM)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생산설비와 공장을 매각해 부채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성옵틱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적자 사업부 정리를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새로운 투자자 측이 여러 걸림돌을 해소하면서 구조조정을 실행했다"며 "추가로 다양한 경영 효율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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