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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증권, 업황호조에도 자기자본 정체…성장해법 절실 [하이일드 기로에 선 A- 기업]⑧고배당 영향 잉여자본 감소, 위험투자 완충력 부족

오찬미 기자공개 2021-10-01 08:48:09

[편집자주]

신용등급 'A- '기업은 자본시장 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지면 BBB급 기업으로 전락한다. BBB급은 엄연한 투자적격등급이지만 국내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투자자군이 좁게 형성돼 있어 시장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가장 큰 부침을 겪은 곳은 바로 BBB급의 바로 윗단에 있는 'A-' 기업이다. A급의 끝선에서 BBB급 전락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기업을 추려, 코로나19 이후 신용등급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30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정기평가에서 국내 신용평가 3사로부터 신용등급 'A-' 평가를 유지했다. 2015년까지 'A0(안정적)'을 달았지만 2016년 이래 한단계 하향 조정된 후 줄곧 'A-'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확충해 영업순이익을 키우는 타증권사들과 달리 케이프투자증권의 자본력은 수년간 제자리 걸음이다.

자기자본이 풍부해야 부동산PF, 인수합병(M&A) 등 고수익 IB사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주주가 높은 배당을 통해 인수대금을 충당해온 탓에 자본으로 쌓이는 현금흐름이 상당 부문 줄어들면서 기회가 사라졌다. 자기자본 충족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중소형 증권사 인수에도 나섰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위험투자·배당 확대…자본적정성 지표 하락

케이프투자증권은 2016년부터 'A-' 등급을 유지해 온 이슈어(Issuer)다. 자기자본 규모가 2100~2300억원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됐다. 시장지위 개선을 위해서는 자본확충과 사업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자기자본 규모와 잉여자본(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규모가 각각 2000억원대, 1000억원 대로 제한적인 상황에서 IB나 PF, 지분증권(PI) 등 위험투자를 확대해야 했다.

높은 배당성향도 자본 성장을 정체시켰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과거 인수대금을 차입조달과 LP(limited partner) 참여로 마련했다. 이때문에 인수주체인 이니티움2016㈜는 상당한 금융비용 부담을 졌다.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던 케이프투자증권은 2015년 결산부터 배당금을 지급해 인수금융 관련 금융비용을 부담했다.

2020년까지 평균 배당성향이 40%를 상회했다. 최근 3개년 평균 배당성향은 약 48%(약 53억원)로 상당히 높게 유지됐다. 2019년 말 60%를 돌파하기도 했다. 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부담을 털어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증권사들이 고수익의 위험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자본완충력 부담을 덜기 위해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섰던 것과 상반된 행보였다.


사업확장 과정에 위험인수는 확대돼 자본적정성 지표는 저하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은 PF, PI 투자 증가로 손익변동성 부담을 키웠다. 2021년 상반기 연결기준 순자본비율(NCR)은 229.8%로 2016년말(449.7%) 대비 크게 하락했고, 조정레버리지배율은 11.1배로 상승했다.

◇IPO 재개 촉각...최대주주 변경 영향은

케이프투자증권은 M&A와 IPO 가능성을 열어두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케이프2016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청산하며 지배구조를 변동했다. 기존 LP지분율에 대한 원금 청산을 통해 대주주 실질지분율이 51.2%에서 82.4%로 상승했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케이프2016사모투자합자회사→이니티움2016→케이프투자증권 지배구조 상 중간 PEF가 청산되면서 케이프인베스트먼트→케이프투자증권 형태로 변동했다.

지배구조가 단일화되면서 과거 추진했던 IPO 작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8년 하나금융투자와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 작업을 한 경험도 있다. 당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침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케이프투자증권의 IPO 핵심 과제는 시장의 저평가 극복이다. 증권업은 실적 변동성이 큰 탓에 유통시장에서 대표적으로 디스카운트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자산건정성이 중요한 금융기관인만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책정된다. PBR은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예상 시가총액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시장에서 'PBR 1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1.3배 적용) △농협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 인수(0.79배 적용) △메리츠종금증권의 아이엠투자증권 인수(0.85배)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주식시장 호황으로 주요 증권사의 PBR이 1배를 넘기면서 IPO여건은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M&A 가치도 3년전 대비 증가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추정 순자본을 2500억원 수준으로 계산해 PBR 1배와 지분율을 곱하면 대주주 보유 지분에 대한 가치는 206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다시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 'A-'의 신용등급과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력 때문에 케이프투자증권은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을 단기성 차입을 통해 필요 자금을 마련해오고 있다. 금리는 최대 3.99%까지 형성돼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유동성 GAP(유동성자산-유동성부채)이 1971억원으로 유동성버퍼는 미흡한 수준이다.

지배구조가 또한번 손바뀜되면서 높은 배당 성향이 이어질 가능성도 부담 요소다. 2020년 9월 ㈜케이프의 최대주주인 김종호 회장이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가 이끄는 투자회사 '템퍼스인베스트먼트'에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템퍼스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는 ㈜템퍼스파트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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