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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조달' 디바이스이엔지, 비메모리 시장 '정조준' 17년 상장 후 첫 CB, BW 발행…웨이퍼 물류부품 세정장비 투자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1-10-19 08:25:4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5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오염제어장비를 제조하는 디바이스이엔지가 상장 후 처음으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한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세정장비 분야에 집중돼 있던 매출구조를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전방투자 확대에 발맞춰 반도체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바이스이엔지는 100억원 규모의 CB(36만주)와 100억원 규모의 BW(36만주)를 각각 발행해 총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CB와 BW 이자율은 모두 0%이며, 만기일은 2026년 10월15일이다. CB 전환청구와 BW 신주인수권 행사 기간은 내년 10월부터 2026년 9월로 동일하다. 전환가액 역시 2만7400원으로 같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기관이 전량 인수한다.

업계에서는 비교적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의 사모채라는 평가다. 우선 이자율이 0%이고, CB, BW 모두 30%가량의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 주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도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디바이스이엔지가 2017년 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사모채인데다 비메모리 반도체 전방투자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성장성에 투심이 반응했다"고 말했다.

디바이스이엔지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반도체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는 방침이다. 다만, 200억원 중 5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150억원은 '기타자금'으로 배정했다. 디바이스이엔지는 "반도체 신사업 부문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은 정했으나 구체적인 용처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디바이스이엔지는 총 매출의 약 80%를 디스플레이용 오염제어장비(오클렌)로 벌어들이고 있다. 올 반기 기준 약 500억원 규모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황이 후발주자(중국)의 거센 추격과 국내 전방투자 변동성에 노출돼 있어 매출구조를 반도체용 오염제어장비 부문으로 이동하는 게 당면 과제다.

메모리·비메모리용 풉 세정장비가 핵심이다. 풉은 웨이퍼 이동 트레이 역할을 하는 물류부품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으로 오염제어를 하는 장비의 성능이 웨이퍼 수율에 매우 중요하다. 디바이스이엔지는 풉 세정장비를 국내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지만, 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브룩스오토메이션의 점유율에 크게 밀리고 있다. 아직 초기 공급단계로 파악된다.

디바이스이엔지 관계자는 "고객사(삼성전자)의 전방 투자 계획에 대비해 반도체 비메모리용 장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라면서 "장비 제작에 통상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용 수주 물량은 기존 현금흐름을 활용하고, 신규 투자는 조달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모채 발행으로 부수적 재무효과도 뒤따를 전망이다. 디바이스이엔지는 올 상반기말 현금성 자산이 650억원에 이를 정도로 곳간이 풍족하다. 당좌비율 159.94%, 부채비율 44.09%로 재무구조도 양호하다. 특히 장기차입금이 1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금융권 차입 카드를 택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메자닌 발행을 택한 이유는 '주식 유통량 확대'의 포석 역시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후 증자가 없었던 디바이스이엔지의 총 주식수는 약 700만주 수준이다. 이 때문에 평소 거래량이 10만주 이하로 부진했고, 50만주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면 주가의 변동폭이 커지는 구조였다. 이번에 발행한 CB, BW가 보통주 전환되면 약 800만주 수준으로 늘어 주가 변동폭을 다소 줄일 수 있다.

올 1월 초 5만9000원 선의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걷는 주가 추이에도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이엔지의 13일 종가는 2만5750원이다. 1월 초 대비 시총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사모채 발행 공시가 나간 후 14일 종가는 8.35% 오른 2만7900원이다.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확실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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