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6년만에 고팍스서 엑시트 운영사 '스트리미'에 초기 투자…특금법 시행 맞춰 2대주주 DCG에 지분 매각
성상우 기자공개 2021-10-20 08:24:4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9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팍스 초기 투자자인 신한은행과 신한DS(옛 신한데이타시스템)가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1%대의 지분을 보유했던 DCG(Digital Currency Group, Inc.)는 약 14%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리며 고팍스 2대주주가 됐다.특금법 시행 등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면서 주요 주주 구성도 변화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약 71%선을 유지했던 공동창업자들의 지분은 63%대로 떨어졌다.
19일 회사측에 따르면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의 주주였던 신한은행과 신한DS가 최근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스트리미의 초기 투자자인 두 회사는 지난해말 기준 각각 1.08%, 1.12%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두 회사의 지분은 스트리미우리사주조합과 DCG측으로 넘어갔다. 매각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우선주 1만1744주로 1.68% 지분을 갖고 있던 DCG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전략적 투자를 통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신한은행과 그 자회사인 신한DS는 스트리미가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를 출시하기도 전인 2015년에 초기투자를 했다. 당시 스트리미는 신한금융그룹이 출범한 '신한퓨처스랩' 1기에 선발돼 최종 우승까지 했다. 신한퓨처스랩은 신한은행이 핀테크 스타트업 중 우수 프로젝트를 선별해 사업화 등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당시 스트리미에게 우승을 안겨 준 자체 서비스는 '스트림와이어'였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들을 합법적인 범위에서 저렴하고 빠르게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신한은행과 신한DS는 스트리미에 5억~10억원 규모의 초기투자를 했다. 스트리미는 가상자산 거래소 중 유일하게 시중은행의 투자를 받은 회사라는 타이틀이 붙은 바 있다.
약 6년간 지분을 보유해왔던 신한은행측이 지분을 털게 된 배경으론 특금법의 시행이 꼽힌다. 고팍스를 중심으로 한 스트리미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지분보유를 해왔지만 올해 특금법의 시행과 맞물려 중견·중소 거래소들의 추가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업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시중은행이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 향후 자칫 이해상충 논란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을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측의 지분을 받아온 DCG는 신주 발행을 합쳐 13.9%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DCG는 37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운용하는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그레이스케일'와 블록체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등을 자회사로 둔 글로벌 블록체인 전문업체다. 특금법 시행과 맞물려 고팍스 지분 구조상 국내 투자자에서 해외 투자자로 손바뀜이 일어난 모양새다.
이준행·공윤진·박준상·이승명 등 공동창업자들의 총 지분율은 지난해 말 69%대에서 63%대까지 떨어졌다. DCG에 대한 대규모 신주 발행 등으로 인한 지분율 희석 탓이다. 최대주주는 여전히 이준행 대표다. 그의 지분율은 희석 후에도 약 40%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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