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는 삼성SDI]첫 합작파트너 스텔란티스, 'JY-엘칸' 친분 눈길2010년부터 전기차 협업 모색, 글로벌 그룹 상속자 공통점
원충희 기자공개 2021-10-21 07:48:2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14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첫 합작 파트너는 예상대로 스텔란티스였다. 다른 자동차기업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느렸던 스텔란티스와 미국 진출에 신중했던 삼성SDI의 만남 이면에는 스텔란티스의 대주주 '존 엘칸(John Elkann·사진)'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친분이 있었다.스텔란티스는 지난 1월 미국과 이탈리아의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합병해 탄생한 글로벌 완성차기업이다. 지프, 램, 푸조, 시트로엥, 오펠, 마세라티, 알파 로미오 등의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은 9% 수준이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닛산·르노·미쓰비시연합에 이어 세계 4위 판매량을 가진 곳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14.4%를 보유한 엑소르(Exor)다. 이탈리아계 자동차업체 피아트(FIAT)의 설립자인 지오반니 아그넬리(Giovanni Agnelli) 가문이 소유한 네덜란드 소재 지주회사로 세계에서 37번째로 큰 그룹의 모기업이다. 현재는 창업자의 외손자인 존 엘칸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엘칸 회장과 삼성 간의 인연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장(최고운영책임자, COO)이었던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교류를 넓히던 이 부회장은 그 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엘칸 회장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으로 초대해 점심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SDI 사장 임기가 막 끝난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과 후임사장으로 선임된 박상진 대표(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때 피아트는 산하 크라이슬러에서 500EV 전기차를 출시할 때이며 삼성은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배터리, 태양전지, AMOLED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당시 삼성SDI는 독일 로버트 보쉬(Robert Bosch)와의 합작법인 SB리모티브(SB LiMotive)를 통해 2012년 미국 출시 예정인 피아트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애초 이 부회장과 엘칸 회장의 만남은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을 내다본 교류였다.
1976년생인 엘칸 회장과 1968년생 이 부회장은 8살 차이에도 글로벌 그룹을 이끄는 재벌 상속인이란 공통점을 갖고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다 2012년 엘칸 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엑소르 이사회 합류를 제의하면서 비즈니스 관계로 확대됐다. 이 부회장은 2012년 5월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2015년에 3년 임기로 연임했다.
다만 국정논단 이슈에 휘말리면서 이 부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이사회 활동이 어려워졌고 결국 2017년 4월 임기중도에 엑소르 이사회에서 빠졌다.
스텔란티스는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전기차 전환이 늦은 감이 있었다. 배터리를 내재화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부업체로부터 셀을 공급받으면서 합작법인을 설립할 니즈가 컸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전기차(EV)데이 행사를 통해 배터리 확보 목표치를 2025년까지 130기가와트시(Gwh), 2030년까지 260Gwh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미국 내 생산이 각각 50Gwh, 90Gwh다. 이 정도면 자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해야 하는 양이다.
결국 배터리업체와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곳은 삼성SDI다. 미국에 배터리 셀 생산라인이 없는 삼성SDI는 경쟁사보다 진출이 늦은 상태였기에 스텔란티스를 잡아야 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현지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중국 배터리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미국법인 설립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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