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글로벌 네트워크 점검]LGES 인니 공장이 '단순 10GWh 공장'이 아닌 이유는②세계 니켈 매장·채굴량 1위…현대차 협업 관계 지속
박기수 기자공개 2021-10-25 08:33:51
[편집자주]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배터리 분쟁·리콜 사태 등을 거치며 '골든 타임'에 성장통을 앓았던 배터리 업체들은 '뒤가 없는'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해외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이 주요 수단이다. 더벨은 일사불란하게 뻗어나가고 있는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16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배터리 법인을 세우면 배터리 원자재 공급과 제조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도 완성차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이곳에 LG에너지솔루션(LGES)이 깃발을 꽂았다. 방식은 미국 시장의 전략과 같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이다. 파트너사는 현대차다. 올해 7월 현대차그룹과 LGES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카라왕 지역(Karawang Regency)에 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의 호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LGES-현대차그룹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에 공급될 전망이다. 공장의 목표 준공 시점은 2023년이다.
10GWh의 규모는 LGES의 미국 생산 기지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다. 제너럴모터스(GM)과의 두 합작 공장의 생산 능력은 70GWh이고, 최근 합작 공장 설립을 결정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의 생산 능력은 40GWh이다. LGES가 단독으로 생산하고 있는 미시간 법인도 향후 40GWh까지 생산 능력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공장의 규모 자체는 미국과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공장은 생산 능력 10GWh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이 세계 1위라는 점은 제조 단가를 생각해야하는 LGES에 큰 매력 포인트다.
카라왕 지역이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약 6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공항·항구·고속도로 등 교통망이 촘촘히 구축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추후 아시아 지역의 전기차 시장 확대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진 기지를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다.
또 LGES는 아시아 현지에 공장을 지어야 하는 현실적인 니즈도 있었다. '관세' 때문이다. 현재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다. 다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 이 주어진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통해 이런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셀은 우선적으로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기아차의 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된다. E-GMP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선도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배터리·모터·전력 전기 시스템을 포함한 차량의 섀시로 구성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19년 8월 전기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전략을 공포했던 바 있다. 전기차 사치세 면제를 비롯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이 골자다. 2025년 전체 자동차 생산에서 전기차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동남아의 전기차 허브로 부상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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