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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남은 2.7조 영구채는 최종 목표는 매각, 추가 전환 가능성 낮아…해진공, 지분율 19.96%로 2대주주 등극

유수진 기자공개 2021-11-01 07:24:5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07: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이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 지난 6월 KDB산업은행이 만기도래한 3000억원 짜리 CB를 주식으로 바꾼 지 4개월 만이다. 이번 결정으로 해진공은 HMM의 2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해진공이 주식전환을 선택하며 남은 영구채에도 관심이 쏠린다. 향후 HMM의 새 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갖고 있는 HMM의 영구채는 여전히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해진공은 HMM의 '제191회 영구CB'에 대해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26일 밝혔다. HMM이 중도상환을 결심(22일)한지 나흘 만이다. 이전부터 관련 내용을 검토해왔던 터라 일찌감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해당 CB는 HMM의 상환 시도가 중단되고 해진공 몫의 주식 8364만7009주로 전량 전환된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16일이다.


해진공은 HMM의 부채비율과 신용등급 전망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란 입장이다. 6000억원을 상환 받으면 주식으로 전환할 때보다 더 큰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보유 현금으로 신규 투자 등을 진행하는 게 현재 상황에서 HMM에 더 낫다고 봤다.

HMM의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연결)은 141%다. 만약 해당 CB을 상환한다면 부채비율이 현재보다 18%포인트(p) 가량 증가한 159%가 된다. 영구채 특성상 부채가 아닌 자본 항목에 반영됐었기 때문이다. 현재 약 3~4조원 가량으로 알려진 보유현금도 6000억원 줄어든다.



해진공 관계자는 "현재 시황이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자본을 유지하고 보유 자금을 신규 투자에 활용하도록 하는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연말 신용등급 상승을 추진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관계기관과 함께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주 상장이 완료되면 HMM 주요주주간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산은의 지분율이 기존 24.96%에서 20.69%로 낮아지고 그 뒤를 해진공(19.96%)이 잇게 된다. 신용보증기금과 국민연금의 지분율도 5.02%, 4.36%로 이전보다 1%p 내외 낮아진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전량이 해진공 몫이어서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이 일부 희석되는 것이다.

이번에 제191회 CB가 처리됐지만 아직도 HMM에는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발행한 영구채가 6건 더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조6800억원 어치다. 2018년 10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총 여섯차례에 걸쳐 찍은 것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인 193회(6000억원)를 제외하곤 모두 CB다.

당시 HMM은 경영 악화로 자본잠식이 발생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 단독으로 자금조달이 불가능했다. 이에 두 기관은 부족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본확충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영구채들을 인수했다.


조건도 모두 비슷하게 설정했다. 만기 30년에 이자율을 3%로 정했고, 6년차엔 연 6%로 금리가 높아지는 스텝업 조항을 넣었다. 전환가액도 모두 5000원으로 동일하다. 산은과 해진공이 정확히 반반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HMM은 해당 영구채들에 대해 발행 후 5년이 되는 날부터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는 192회도 2023년 10월로 2년 가량 남아있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이 주식전환 청구권을 행사하는 건 가능하다. 마음만 먹으면 각자 2억6800만주의 주식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추가로 전환권을 행사해 지분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번 CB 전환으로 확고한 경영권을 갖췄다는 게 첫번째 근거다. 현재 갖고 있는 주식만으로도 산은과 해진공, 신용보증기금, 국민연금 등 정부 측 지분이 50%를 상회한다. 굳이 추가로 지분을 늘릴 이유와 명분이 없다.

또한 최종 목표가 HMM 매각이라는 점도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을 높인다. 너무 많은 지분은 추후 정식으로 HMM의 새 주인을 찾을 때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전환가액은 5000원으로 현재 주가와의 격차가 크다. 이는 영구채를 매각하는 것보다 주식을 매각하는 가격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거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지면 기본적으로 잠재적 원매자의 범위가 좁아진다. 설령 인수 의향자가 나타난다 해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M&A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주식보단 영구채 형태로 갖고 있는 게 유리하고, 그마저도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게 더 좋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원활한 M&A를 위해 산은 지분의 단계적 매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그는 "해진공 중심으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고 산은은 점진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산은이나 해진공 입장에선 주식전환 후 매각하는 게 더 많은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수익 극대화는 이들의 설립 목적 및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 두 기관은 각각 한 차례씩의 CB 전환으로도 소액주주들로부터 적절치 않은 판단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향후 주총에서의 단체행동 등 실력을 행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추가 주식전환 가능성에 대해 "당분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진공 관계자 역시 "먼 미래의 이야기"라며 "아직은 관련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중인 영구채 전량을 주식으로 바꾼다고 가정하면 지분율이 총 71.68%가 된다. 산은 36.02%, 해진공 35.6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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