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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림 '올품 병렬지원' 판단 배경 살펴보니 '고가매입·통행세 거래' 행위, 지주사전환 '주식 저가매각' 지적도

박규석 기자공개 2021-11-02 07:36:3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1일 07: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소유한 올품을 부당 지원해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에서다.

공정위는 10월 27일 하림지주 등 하림그룹 계열사 8곳에 시정명령과 함께 약 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이 동물약품 제조·판매 기업 올품을 조직적으로 지원해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세부적으로 지원주체인 8개사에 38억원을, 지원객체인 올품에 11억원을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와 올품이 과징금을 받은 배경에는 크게 고가매입과 통행세 거래, 주식 저가 매각 등 3가지 이유가 있다. 공정위는 이들 거래를 하림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병렬적으로 행해진 지원행위로 보고 있다.

올품은 1999년 설립된 업체로 전신은 동물용의약품 등 제조 판매를 하던 한국썸벧이다. 한국썸벧은 2001년 하림그룹에 편입됐다. 2010년까지 올품의 상호는 한국썸벧이었으며 같은해 10월 물적분할을 통해 동물약품 등을 제조하는 한국썸벧㈜를 신설했다. 기존 한국썸벧은 한국썸벧판매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한국썸벧판매는 2013년 육계가공사업을 하던 옛 올품을 흡수합병해 현재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5년간 계열농장·사료사 ‘통합구매’ 지원

공정위는 하림그룹이 올품의 매출 증대 등 부당 지원을 위해 ‘통합구매’ 시스템을 활용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김 회장과 그룹 본부가 계열사들의 구매 방식 등에 적극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2012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동물약품과 사료첨가제 구매 방식을 변경해 계열사들의 올품 제품 구매량을 늘렸다. 하림그룹 계열 양돈농장(팜스코·팜스코바이오인티·포크랜드·선진한마을·대성축산)의 경우 2012년 1월부터 동물약품 거래단계에 올품을 새로 추가해 물품을 구매했다.



배합사료를 제조하는 계열 사료회사(선진·제일사료·팜스코)들도 2012년 초부터 기능성 사료첨가제를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계열 사료회사들은 올품을 거래단계에 추가할 경우 시장상황 등 정보파악이 늦고 가격경쟁에도 뒤쳐질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김 회장 등의 개입에 의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거래단계 추가를 통해 올품에게 몰아준 기능성 사료첨가제 구매물량은 국내 관련 시장 연평균 거래금액의 약 4%에 달한다. 1개 사료첨가제 제조사의 평균 시장 점유율이 약 0.15%에 불과한 점에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이 과정에서 계열 사료들은 자신들이 직접 거래하던 사료첨가제 제조사에게 기존 직구매 단가 대비 약 3% 인하한 가격으로 올품에게 공급할 것도 요구했다. 단가 인하로 인한 차액은 모두 올품에게 중간마진으로 귀속됐다.

계열 사료사들은 기존 직구매 단가를 단지 올품을 거쳐 구매하게 된 것이므로 원가 절감 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올품이 2012년 2월 이후 5년간 통합구매를 통해 중간마진으로 수취한 이익은 총 17억원 규모다.

◇하림지주, NS쇼핑 주가 낮춰 저가 매각

공정위는 하림그룹의 올품 부당 지원은 지난 2011년 1월 단행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하림그룹은 옛 올품이 보유한 NS홈쇼핑의 주식 3.1%가 자회사 행위제한규정(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위반에 해당됐다. 2013년까지 이를 해소해야 하는 만큼 지분 0.5%를 외부 PEF에 매각하고 나머지를 올품에 매각했다. 당시 올품은 지주체제 밖 회사였기 때문에 행위제한 위반을 피할 수 있었다.

공정위가 제기한 문제는 옛 올품 주식 매각이 올품에 유리한 방법(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평가방법)으로 결정됐다는 대목이다. 특히 공정위는 관련 거래가 거래당사자인 하림지주와 올품이 배제되고 김 회장과 경영권 지원조직인 그룹본부 경영지원팀에서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그 결과 옛 올품의 자산가치에 포함되는 비상장주식인 NS쇼핑의 주식가치는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매매사례가액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증세법 시행령에 따라 취득원가인 주당 7850원으로 낮게 산정됐다. NS쇼핑의 주가는 옛 올품 주가에 주당 4675원으로 반영됐고, 옛 올품의 주식가치는 주당 1129원으로 최종 평가됐다.

옛 올품 주식 매각 시점인 2013년 1월을 전후로 진행된 NS쇼핑 주식 거래에서 거래금액은 최소 5만3000원에서 최대 15만원선이다. 이는 하림그룹이 취득원가로 평가한 주당 7850원보다 최소 6.7배에서 최대 19.1배 높은 금액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례는 승계 자금을 마련하고 그룹 지배권을 유지 강화할 수 있는 유인구조가 확립된 후 행해진 계열사에 의한 일련의 지원 행위”라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부당 지원행위를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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