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넥스트]앤트그룹 등에 업고 해외사업 진출 '청사진'① 크로스보더 결제 중심으로 진출…금융 서비스 진출은 타진 중
김슬기 기자공개 2021-11-08 07:31:32
[편집자주]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카카오 공동체를 둘러싼 각종 규제 이슈 등을 겪고도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11조원을 뛰어넘었다. 지급결제, 신용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만큼 성장가능성이 크다. 더벨은 카카오페이의 경쟁력과 IPO 후 성장전략에 대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1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는 혁신이었다. 2014년 카카오톡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 뒤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았다. 친구들의 계좌번호를 알지 못해도 카카오톡을 활용해 송금이 가능해졌고 '선물하기'도 손쉬워졌다. 단순 결제 뿐 아니라 신용 조회, 펀드 투자 등도 가능하다. 이제는 전세대출 중개 서비스도 출시하며 생활 전반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국민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현재 카카오페이의 매출 대부분은 국내에서 발생한다. 사업분야는 결제, 금융서비스, 기타서비스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는 '내수용 기업'으로 시작했고 카카오페이도 그 한계를 아직 극복하진 못했다. 하지만 국내 사업에서의 노하우를 해외에도 이식한다면 시장 확장이 불가능하지 않다.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앤트그룹과의 협업도 기대해 볼 만하다.
◇ 앤트그룹과의 끈끈한 인연, 상장 후에도 유효
카카오페이의 확장범위가 해외로 열려있다는 것은 주주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4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는데 앞서 그해 2월 알리페이의 손자회사인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Alipay Singapore Holding)로부터 2241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2020년엔 추가로 1152억원을 투자받았다.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는 초기 39.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2020년말 45%의 지분을 확보했다. 오는 3일 카카오페이 상장 후에는 신주 발행 등으로 인해 지분이 희석되며 39.13%까지 지분율이 떨어진다. 카카오 지분율은 55%에서 47.83%로 변동될 예정이다.
다만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의 추가 지분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보유한 지분 중 10.65%(공모후 기준)만 유통제한물량으로 묶여있고 나머지 28.47%는 유통가능한 물량으로 잡혀있다. 유통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언제든지 지분을 팔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 측은 단순 재무적투자자(FI)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기주 카카오페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알리페이는 처음에 카카오페이를 시작했을 때부터 전략적 투자자로 들어왔고 이미 많은 영역에서 협업을 하고 있다"며 "법적 기준에 맞춰서 보호예수를 걸었을 뿐 단기간 내에 팔 계획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기타비상무이사 1인에 대한 선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 내에 정형권 알리페이 코리아 대표 겸 알리바바 그룹 코리아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다. 임기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 5년 뒤엔 해외 비중 유의미하게 늘릴 것
카카오페이의 올해 6월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990만명, 누적 가입자 수는 3650만명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에서 확보 가능한 전체 이용자수를 카카오톡 MAU인 4660만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성장 여지가 남아있지만 이미 다수의 사람들이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서의 사용도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카카오페이는 일단 국내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해외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여왔다. 카카오페이는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청사진에 대해 '앤트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30조원 규모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전면에 앤트그룹을 내세우고 있다. 또 그간 해외 진출에 나선 경우 앤트그룹과 시너지를 노렸다.
일단 2019년부터 두 가지 축의 확장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우선 카카오페이가 강점을 가지는 결제 서비스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국내외 크로스보더 결제 서비스는 해외에서 환전과정을 겪을 필요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하고 반대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도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6월 일본에서 현지 결제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고 이듬해 일본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와 손잡았다. 페이페이는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합작한 서비스로 알리페이와도 협력관계에 있다. 마카오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근시일 내에 진출할 곳은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이며 차후에 중국과 캄보디아, 호주, 유럽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북미나 남미, 베트남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온라인 가맹관계도 확대해 소비자들의 결제 범위를 늘리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에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아이허브, 구글 플레이, 유튜브,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호텔스닷컴, 네타포르테, 닌텐도 등과도 손을 잡았다.
금융서비스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CSO)는 "금융서비스는 국내 금융플랫폼 노하우와 역량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도전을 준비 중"이라며 "동남아, 중동 등으로부터 협력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협력을 통해 해외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5년 뒤에는 해외 사업 비중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카카오 공동체의 성장방식에 반추해보면 해외 기업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서도 사업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IPO로 카카오페이는 1조5300억원을 조달하고 이 중 8540억원을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증권사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확충 등에 상당부분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지분투자와 유망 핀테크 M&A에도 1800억원을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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