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펀드 판매 3년 우체국, 판매고 확대 '고전' 안정형 상품만 판매 가능…"적극투자형 상품 부재 부진 원인"

김진현 기자공개 2021-11-04 07:31:3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체국이 펀드를 판매한 지 3년이 흘렀지만 펀드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정적인 성향의 펀드만 판매할 수 있도록 제약을 둔 탓에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우체국에서 판매된 펀드 판매잔고는 127억원이다. 우체국은 지난 2018년 9월 처음으로 펀드 판매 자격을 얻어 지난 3년간 펀드를 판매해왔다.

펀드 판매 3년이 흘렀지만 판매 잔고는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6월 우정사업본부의 펀드 판매업을 인가했다. 당시 펀드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우체국의 비이자수익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전국적인 판매망을 보유한 우체국이 펀드를 판매한다면 판매 잔고가 빠르게 늘 것이라 봤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우체국 펀드 판매 잔고는 당시와 비교해도 거의 늘지 않았다.


우체국은 현재 온라인뱅킹을 포함해 전국 222곳 점포에서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가입이 불가능했으나 이후 온라인 판매도 도입하면서 판매 편의성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우체국은 이후 잔돈 자동 투자,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추천펀드 포트폴리오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펀드 판매에는 계속해서 힘을 실어왔지만 판매 잔고가 느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우체국 고객이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고객들이라는 점이 펀드 상품에 대한 외면의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우체국에 돈을 맡기는 고객들은 예금자 보호 5000만원 한도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정부부처 기관이라는 점 때문에 얼마를 맡겨도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다. 반면 펀드 상품 자체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다보니 우체국 고객들의 가입 유인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 펀드 판매업 인가를 승인할 당시 금융당국도 투자자들의 성향이 안정투자형이 많다고 판단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은 안정형 펀드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우체국은 채권혼합형, 채권형, 머니마켓펀드(MMF) 등 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안정형 상품 위주로 판매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펀드 판매 부진의 원인을 원금손실 위험이 낮은 안정형 펀드만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펀드 자체가 원본 손실이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예적금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려면 오히려 적극투자형 상품을 섞어 포트폴리오 형태로 고객에게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우체국은 상품 다양성 부재를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진단하고 펀드 라인업 확대에 집중해왔다. 현재 132개 펀드를 가판대에 올려 판매 중이다. 펀드 판매 3년을 맞이해 7종의 신상품을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우체국 내부에서도 안정적인 펀드 판매 라인업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펀드 판매고가 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라는 데 일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적극투자형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이를 건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체국이 적극 투자형 상품을 판매하려면 금융위의 인가가 필요하다. 우체국은 펀드 판매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적극투자형 상품 판매에 대한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인가 당시 금융위원회는 우체국이 처음 펀드를 판매하다보니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간 우체국이 불완전판매 방지에 대한 직원 교육에 집중하며 펀드 판매에 나서왔던 것도 금융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우체국은 직원 평가에 펀드 판매 항목을 제외하고 느린 성장을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입장이다.

우체국은 앞으로도 다양한 신상품을 추가하고 펀드 판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우체국은 최근 펀드 판매 3주년을 기념해 기존 가입자와 신규가입자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를 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선취보수형 펀드에 대한 판매수수료도 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