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자의 독립, '2기 두산' 이끈 박용만 회장 '퇴장'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차남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퇴임
박기수 기자공개 2021-11-12 15:31:5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 회사도 낮에는 베이징에서 일어나는 일을 걱정하고, 저녁때 되면 미국 법인은 어떤가, 이런 고민도 얘기하지 않을까요?", "대학 졸업한 학생들이 우리 회사(두산) 들어오겠다고 몰려 서류 전형만 몇백 대 일로 잘라내느라 고생하는 날이 있을까요?", "이익이 조 단위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사진)이 올 초 출간한 서적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에는 경영인으로서의 박 회장에 대한 일화들이 수록돼있다. 두산그룹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하기 전 박 회장과 당시 직장 동료들은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10년 후 꿈은 현실이 됐다. 박 회장의 '두산 2.0'은 한때 재계 순위 10위권에 안착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박 회장은 서적에서 1990년대 후반 두산그룹 위기와 비슷한 시기에 찾아온 IMF 외환 위기를 언급하며 두산그룹이 사라졌을 수도 있었다고 회고한다. 1995년 기획조정실장이었던 박 회장은 상징과도 같았던 OB맥주를 매각하는 등 파격적인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장본인으로 꼽힌다. 더불어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2000년대 후반 역사상 가장 큰 딜로 꼽혔던 밥캣 인수 역시 박용만 회장의 작품이었다.

두산그룹은 10일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이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에서 사임한다"라면서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는 전문 분야에 맞는 커리어를 위해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후 경영 실무는 관여하지 않고 있었고 매각이 마무리됐으므로 자연스럽게 사임하는 것"이라면서 "박 회장은 현재 이사장을 맡고 이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에 대한 기여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과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회장을 두루 거쳤던 박 회장은 2012년 그룹 회장에 선임돼 2016년 3월 조카 박정원 회장에게 회장직을 승계할 때까지 총수로 활약했다. 이후 2013년부터 올 초까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면서 재계를 대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큰 아이(박서원 부사장)는 패션 관련 스타트업의 액셀러레이터와 디자인 제품 컬쳐의 컨텐츠 개발을 하겠다고 하고, 작은 아이(박재원 상무)는 실리콘 밸리에서 벤쳐캐피탈 일을 하겠다고 한다"라면서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니 많은 응원을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 회장의 퇴임으로 두산그룹은 완전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중심의 완전한 4세 체제가 됐다. 구조조정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는 두산그룹은 향후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다시 한번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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