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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HIC, 부채비율 관리 모범생 [스팩 합병 상장사 분석]②메자닌 1000억, 부채 2017년 대비 다섯배…'자회사 IPO·유증' 효과적 대응

남준우 기자공개 2021-11-17 07:36:11

[편집자주]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기업의 우회 상장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알짜 기업들도 속속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스팩 합병 상장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최근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의 상장 전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1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RFHIC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부채비율을 관리하는 기업이다.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하기 전후로 부채비율이 100%를 넘은 적이 없다.

다만 최근 몇년 사이 부채가 다섯 배 넘게 증가했다. R&D, 시설 자금 등 돈 쓸 곳이 많아졌다. 그 동안 접점이 없었던 메자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건정성을 확보해야 했다. 자회사 기업공개(IPO)로 자금 유입과 동시에 국내 스팩 합병 기업 중 유일하게 상장 자회사를 둔 곳이 됐다. 올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부채비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메자닌, 5차례 걸쳐 880억 발행…자회사도 120억

RFHIC는 지난 2017년 9월 1일을 기일로 NH스팩8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약 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엔 몸값이 약 8000억원 가량으로 성장했다.

재무구조는 상당히 안정적인 편이다. 합병 전후로 부채비율이 100% 이상을 넘긴 적이 없다. 1년 내에 자금으로 회수 또는 전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의 비중도 전체 자산의 70%에 육박한다.


다만 최근 5년 사이 부채가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스팩 합병으로 약 140억원으로 조달했지만 꾸준히 자금 니즈가 커졌다. 신사옥 설립, R&D 비용, 타법인 증권취득, 장비 구입 등 돈 쓸 곳이 많아지면서다.

매입채무, 선수금 등이 포함된 유동부채는 변화가 거의 없다. 다만 비유동부채 변화량이 컸다. RFHIC가 주요 자금 루트로 만기 1년 이상의 메자닌을 사용한 것이 주된 이유다. RFHIC는 스팩 합병 이후 5 차례에 걸쳐 메자닌 880억원을 발행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은 채권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달려 있다. 투자자가 원할 때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CB나 BW 등에 포함된 전환권을 파생상품으로 인식해 회계에 반영하도록 규정한다. 평가손실이 발생할 경우 실제 현금 유출과 상관없이 파생상품 부채로 계상된다.

NH스팩8호가 발행한 1회차 CB를 제외하면 2018년 2회차 사모 CB 180억원을 발행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당해 7월과 작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0억원, 300억원을 조달했다. 같은 기간 자회사 RF머트리얼즈(전 메탈라이프)가 세 차례에 걸쳐 발행한 CB 120억원도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지난 2월에는 BW도 발행했다. 3년 6개월 만기의 300억원 규모다. 스팩 합병 당시 276억원이었던 부채는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1408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22%였던 부채비율은 62%가 됐다.


◇하반기 부채비율 대폭 하락 기대

이 기간 동안 RFHIC는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RFHIC는 미국 업체의 웨이퍼(Wafer)를 토대로 제품을 생산한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며 실적이 급락했다. 작년 화웨이에 대한 매출은 135억원으로 2019년(505억원) 대비 73% 감소했다.

한때 2019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이 넘었던 매출은 작년에 약 70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영업이익 180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실적 악화 속 커지는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 자본을 유입시킬 필요성이 생겼다. RFHIC는 자회사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3월 기존에 메탈라이프였던 상호명을 변경한 RF머트리얼즈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2019년 IPO를 추진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부장 상장 패스트트랙'을 사용해 코스닥에 상장한 사례다.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의 상장 예비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주는 제도다.

2019년 IPO 수요예측 가운데 최대 경쟁률인 1290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상장 비용을 제외하고 9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RFHIC는 올 상반기말 기준 RF머트리얼즈 지분 37.5%를 보유 중이다. RF머트리얼즈 상장을 통해 국내 스팩 합병 기업 중 유일하게 상장 자회사를 둔 곳이 됐다.

2019년 RFHIC가 발행한 2회차 CB도 전액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자본을 확충했다. 2018년 43%였던 부채비율은 2019년 일시적으로 21%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CB 발행량이 다시 증가하며 부채비율은 다시 커졌다.

2018년 1637억원이었던 RFHIC의 자본은 2019년 2100억원대를 유지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2276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RFHIC는 올 하반기 스팩 합병 이후 사상 첫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부채비율 관리에 나섰다.

지난 7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발행 규모는 지금까지 메자닌 발행액과 맞먹는 834억원이다. 발행 주식 수는 2384만7620주로 기발행 주식 수의 11.74%에 해당한다. 해당 신주는 지난 7월 27일을 기일로 상장했다.

유상증자 대금을 단순합하더라도 자본총계가 3110억원이 된다. 올 상반기말 기준 부채총계의 두 배 이상이다. 여기에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3회차 CB까지 감안하면 부채비율은 상당 부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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