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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337억 조달' 디엠티, 4년 전 실패 딛고 성공할까②2017년 210억 투자유치 추진, 적자경영 탓 투자자 외면…최대주주 변경과 맞물려 재도전

방글아 기자공개 2021-11-16 08:09:4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년 전 투자자 측 철회로 자금 조달에 실패했던 셋톱박스 업체 '디엠티'가 새 주인을 맞이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유정석 탑코 대표가 재무적투자자(FI)와 연합해 경영권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신사업 자금이 대거 수혈될 전망이다. 새 주인 측 재원을 바탕으로 고질적인 적자 경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닥 상장사 디엠티는 유정석 탑코 대표를 새 최대주주로 맞이하기로 하고 파생 거래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유증과 CB를 통해 수혈하는 자금은 50억원과 287억원씩 총 337억원에 달한다. 조달 자금은 내달 7일과 23일에 순차적으로 납입될 예정이다.

디엠티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 236억원 규모의 셋톱박스 방송·통신장비 업체다. 자체 개발한 셋톱박스 브랜드 DMT를 외주 제작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연간 3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별도의 생산기반 없이 사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어 유동비율은 524.52%에 이르는 등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다.

하지만 수익성 이슈가 고질적으로 발목을 잡아 왔다. 생산직 직원이 없는 탓에 회계상 원가로 반영되는 급여 지출은 없지만 연평균 80% 수준의 원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관비 효율성을 드러내는 지표인 매출총이익 대비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잦았다. 비용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설계 후 외주 임가공 수출 방식의 사업구조가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개선 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적자경영이 장기화됐다는 분석이다. 통상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통해 고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지만 디엠티의 경우 셋톱박스 브랜드 DMT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해 저가 정책을 펼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디엠티는 자본 조달 시장에서 외면을 받아 왔다. 2016년 말 여러 기업을 상대로 추진한 유상증자와 CB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모두 투자자 측 자금 미납으로 철회됐다. 더블엔을 대상으로 한 70억원 유상증자, 제이디알에셋과 카노히 대상의 140억원어치 CB 및 BW 발행이 납입 연기 끝에 엎어졌다.

당시 조건들 또한 투자자 우호적이었다. 유상증자는 할인율 10%를 적용해 주당 2800원에 신주 총 250만주(22.22%)를 발행하는 조건이었다. CB와 BW는 주당 전환·행사가 3125원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각각 5%였다. 또 두 투자 상품 모두에 100%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제공된 반면 매수청구권(콜옵션)은 없었다.

그럼에도 디엠티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지 못한 것이 투자를 철회한 결정적 요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디엠티는 2016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 동안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적자를 냈다. 특히 매년 역신장하는 매출로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도 전년동기대비 7%가량 줄어든 1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 역시 1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던 디엠티가 반전의 기회를 맞아 주목된다. 새 주인을 맞이하며 발행한 권면총액 287억원 규모의 CB 발행에 나선 것이다. 표면이자율은 없고 100억원어치 물량에 대한 콜옵션도 확보했다. 디엠티가 예정대로 337억원 모두를 납입받아 고질적인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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