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딜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했다." 한샘 M&A(인수합병)를 두고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한샘은 최근 국내 토종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한샘이 새 주인을 찾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한샘은 2017년 당시 조창걸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줄곧 잠재매물로 인식됐다. 국내 한 유통 대기업을 포함해 몇몇 원매자와 협상을 벌였지만 번번이 결렬됐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였다. 매각측은 최근 5년간 주가의 최고점 수준인 주당 20만원대의 가격을 고수했지만 그 가격에 베팅하려는 곳은 없었다. 최근 몇 년간 주가가 10만원대 안팎을 오갔기에 두배 넘는 가격을 주고 인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가구 및 인테리어 시장은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계 이케아(IKEA)의 등장에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리바트, 신세계그룹의 까사미아 등 대기업의 추격도 거세다. 최근에는 모바일 플랫폼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 중인 기업이 속속 등장하며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한샘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는 꽤 야박해 보인다. 지난해 매출 약 2조원을 기록한 한샘의 시가총액은 약 2조710억원, 주가는 8만원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대표적인 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 약 759억원을 냈지만 최근 기업가치가 이미 2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MM PE는 매각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배타적 협상지위를 부여받았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뒤로 하고 롯데를 파트너를 맞이하고 밸류업 그림을 구상하며 묵묵히 딜을 완주하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IMM PE는 1조5000억원 바이아웃딜의 최종 주인공이 됐다.
IMM PE가 바라보는 한샘의 성장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업계 1위로서 갖는 확장성, 글로벌 성장 잠재력 등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가 보유한 여러 오프라인 유통 채널, 건설사업 등과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제조 기업으로서의 한샘이다. 최근 제조업은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반대급부로 점차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물론 플랫폼 기업들이 가진 잠재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제조업 없이는 플랫폼 기업의 성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늘 그렇듯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는 법이다. 한샘이 날개를 펴고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오롯이 '이유 있는 결단'을 내린 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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