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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PBS, 시딩투자 결정권 사라졌다 [인사이드 헤지펀드]자체 북 소멸, 고유계정 파트서 진행…공격적 영업보다 리스크 관리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1-11-23 08:45:1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8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PBS) 파트에서 시딩(Seeding) 투자의 결정권이 사라졌다. 자체 북(book·운용 한도)이 없어지면서 고유계정 파트에서 헤지펀드 출자를 소화하고 있다.

신생 운용사와 중소형 하우스 입장에서는 펀딩 과정에서 시딩 투자의 무게감이 작지 않다. 하지만 이제 투자 프로세스가 깐깐해진 터라 삼성증권 PBS의 영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18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PBS 파트에서 보유했던 자산운용사 시딩 투자의 결정권을 고유계정 파트(MS 파트)로 이관했다. 한마디로 PBS 조직에 부여됐던 자체 북을 없애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증권이 이런 결론을 내린 배경엔 복합적 이유가 깔려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될 시기 코스피와 코스닥이 폭락하자 PBS 자체 북도 저조한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부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고유계정 파트가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들어 증권사마다 PBS본부의 편제 조정 이슈가 대두됐다. 증권사 '정보 교류 차단(차이니즈 월)'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표이사 직속의 독립 조직이던 PBS본부의 직제를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증권은 PBS 파트의 업무를 분할하면서 자체 북까지 없앤 것으로 풀이된다.


시딩 투자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작지 않다. 물론 펀딩 때마다 완판 행진을 벌이는 최상위권 운용사는 시딩 투자의 니즈가 거의 없다. 오히려 증권사에서 투자 수익을 기대하며 시딩 투자의 기회를 노릴 정도다. 잘나가는 대형사의 경우 기존 고객의 투자 기회가 축소되는 것을 감안해 증권사와 네트워크 강화 차원에서만 시딩 투자를 받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트랙레코드가 빈약한 운용사나 중소형 하우스는 시딩 투자가 펀딩 완수에 한몫을 하고 있다. 업력의 짧은 신생사의 경우 시딩 투자가 사세 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웬만한 상위권 운용사 역시 시딩 투자를 통해 펀드레이징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시딩 투자가 절실한 운용사일수록 삼성증권의 고유계정 파트가 제시하는 허들을 넘어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엄격하게 리스크를 관리하고자 PBS가 아닌 고유계정 파트로 결정권을 넘겼기 때문이다. 그간 삼성증권의 PBS에서 시딩 투자를 받던 운용사 가운데 고유계정 파트를 통과하지 못한 하우스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PBS 입장에서는 시딩 투자의 주도권이 사라진 게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생 운용사나 중소형사가 주축 PBS를 선정하는 배경엔 시딩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하우스가 알짜 운용사로 거듭나면 PBS 역시 수탁고가 늘어나 '윈윈'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이제 시딩 카드가 사라진 만큼 기존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 영업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WM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에서 시딩 투자를 거부 받은 후 다른 증권사를 PBS로 낙점했다"며 "아무래도 이제 막 성장세를 보이는 운용사는 공격적 영업에 나서는 증권사를 파트너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고객인 대형 운용사 몇몇은 고유계정 파트에서 시딩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증권사 PBS 사업자의 전체 헤지펀드 계약고는 35조4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수탁고 순위는 1위와 2위가 각각 KB증권, NH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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