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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PMI 포럼]시대적 요구 ESG, 이상-현실 접점 확보 중요투자단계서 일반화 예상…구조적 한계도 존재

서하나 기자/ 김선영 기자공개 2021-11-19 09:14:0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8일 1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사모투자 업계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최초로 ESG 투자 원칙을 정립한 기관이나 일찌감치 전담조직과 실사 등을 적용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 투자 과정에서 ESG 관련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더벨 사모투자포럼(Private Markets Investment Forum)'에서는 'ESG 실사와 전담조직 운영사례'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렸다.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의 사회로 정영신 사학연금 대체투자실장, 우상민 한국산업은행 간접투자금융실 팀장, 박기수 스틱인베스트먼트 ESG 본부장, 이상훈 IMM프라이빗에쿼티 전무, 차경민 삼일PwC 파트너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박기수 스틱인베스트먼트 ESG 본부장, 우상민 한국산업은행 간접투자금융실 팀장,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정영신 사학연금 대체투자실장, 이상훈 IMM프라이빗에쿼티 전무, 차경민 삼일PwC 파트너.

사회를 맡은 송수영 변호사는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 등 연기금에서 시작돼 국내 투자업계에서 ESG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며 "대형 기관의 출자 기조에서도 ESG는 중요한 테마로 자리잡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영신 대체투자실장은 이에 대해 "국내 채권의 경우 그린본드나 지속가능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은 연간 25% 정도, 국내 주식의 경우 위탁 운용사를 통해 사회적책임투자(SRI)를 하고 있다"며 "이 비중은 국내 주식 위탁 운용 규모의 약 16% 수준"이라고 전했다.

정 실장은 또 "주주 의결권 강화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수탁자 책임 위원회를 설치해 주주 의결권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대체 투자 분야에선 탄소 절감 테마를 주제로 고속철도, 철도 자산 등에 투자를 진행 중이고, 환경 테마로 천안시 서귀포시 파주시 등 하수관 사업에 투자한 사례 등도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사학연금에서는 이밖에도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경영 전략 수립과 성과 평가 등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스튜어드십 ESG 조직 보유 여부, ESG 활동 관련 평가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탁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ESG 투자 이행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외부 평가 기관을 선정한 KDB산업은행의 사례가 공유됐다. 우상민 팀장은 "산업은행은 올해 외부 컨설팅사와 계약을 통해 '위탁운용사 ESG 투자 이행 점검 모형'을 구축중"이라며 "이는 개별 운용사의 ESG 투자 관련 조직, ESG 투자 정책 및 전략의 적정한 수립 여부, 실질적 운용 여부 등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우 팀장은 "산업은행은 앞으로 투자 전 단계에 걸쳐 ESG 요소가 잘 녹아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운용사들이 ESG 투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ESG 경영을 잘할 수 있고, 이를 극대화 해 최종 엑시트에 재무적 성과를 수반할 수 있도록 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GP사들의 ESG 전담조직 운영 사례도 공유됐다. 박기수 스틱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창업 초기부터 사회적 책임, 투명 경영으로 이념을 세우고 ESG 원칙을 지켜왔다"며 "최근 2~3년 전부터 ESG 열풍이 불며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니즈가 생겨 지난해 9월 TF를 발족해 이를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ESG 본부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ESG 동향 조사, 선진 해외 PE의 ESG 적용 사례 등을 조사하고 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직접 자문을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ESG 정책을 선포하고, 3월에는 ESG 체크리스트를 정립했다"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5월 '글로벌혁신성장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ESG 원칙 도입 이후 최초의 펀드로 정관에 약정 총액의 70% 이상을 ESG 실사를 하겠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후 4건의 투자 가운데 3건은 ESG 체크리스트를 통해 실사를 마쳤고, 앞으로도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훈 IMM프라이빗에쿼티 전무는 "2011년부터 안정적이고 차별화된 수익률,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투자, 도덕성과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 이해 관계자와의 장기적 신뢰관계 구축 등 내용을 담은 '4S' 투자 철학을 적용해왔다"며 "이런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인수 검토부터 매각까지 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실히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ESG에 어긋나는 투자를 하게 되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뿐더러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 관계를 잃을 수 있다"며 "네거티브 스크리닝 원칙에 따라 딜 소싱 단계부터 선별을 하고, 바이아웃이 끝나면 해당 경영진과 협의해서 논의 및 보상을 하는 체계까지 실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소수지분 투자 등에서 ESG 실사나 실천 독려의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전무는 "마이너리티 딜인 경우에는 시간, 비용, 딜 구조의 한계로 다른 딜에 비해 ESG 실사가 어렵다"라며 "이상적인 실사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이를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워 간극간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과제'라고 말했다.

차경민 삼일PwC 파트너는 자문사 측면에서 ESG 실사에 대한 업무를 공유했다. 그는 "사모투자 측면에서 ESG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그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ESG가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사에 대한 비재무적 영역을 검토한 뒤 ESG 리스크 요인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사전에 미리 판단하고 이에 대한 극복 및 밸류업 방안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한다"며 "업종의 특성이나 기업의 환경, 글로벌 거점 전략 등을 고려해서 포커스할 영역을 잘 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ESG 고도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부문"이라며 "올해 글로벌 PE를 대상으로 서베이한 결과를 보면 전체 35% 가량이 ESG팀을 구성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이제 걸음마 단계인 만큼 이에 걸맞는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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