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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 마스크 명가' 에스앤에스텍, EUV 시프트 총력전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열전]①2001년 국산화 성공, 일괄생산 체제 바탕 극자외선 제품 R&D 가속

대구=조영갑 기자공개 2021-12-09 08:43:55

[편집자주]

2019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품목 배제로 촉발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거스르기 힘든 순류(順流)를 만들었다. 특히 일본이 정면으로 겨눈 반도체 섹터는 각고의 연구개발(R&D)을 거치면서 국산화 기대주를 다수 배출, '자력갱생' 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을 노리고 있는 반도체 소부장 기대주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공정 경쟁을 하는 대만 TSMC가 수년 전부터 EUV 관련 부품을 쓰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EUV 펠리클 등 도입을 공언한 상황이다. 몇 년 후 EUV 펠리클과 블랭크마스크는 극자외선 공정의 필수 부품이 될 것이다."

지난 2일 대구 에스앤에스텍 본사에서 만난 신철 부사장(연구소장)은 극자외선 시대의 임박을 확신했다. EUV 공정용 펠리클은 아직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 없다. 그만큼 극자외선 노광 공정상에서 '투과율'을 충족하기 어려운 하이엔드 기술이다. 양산라인에 진입하면 '세계 최초'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다.

EUV 펠리클 기술의 척도는 '투과율'이다. 펠리클은 웨이퍼 노광공정(광원을 조사해 회로 패턴을 새기는 작업)에서 파티클로부터 포토마스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소모성 부품으로 분류되지만, 개당 가격이 2000만~3000만원 수준의 고가품이다.

KrF(불화크립톤), ArF(불화아르곤) 등의 광원과 달리 EUV는 빛 반사를 통해 노광이 이뤄지기 때문에 광원손실이 크다. 파티클을 차단하면서 광원손실을 막는 기술을 두고 제조사 간에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ASML, 에스앤에스텍 등이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의 하이엔드 투과율(90% 이상)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 펠리클과 블랭크마스크는 유망 중소기업인 에스앤에스텍이 글로벌 제조사로 도약하기 위한 '킬러 아이템'이다. 에스앤에스텍은 양산을 위해 2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에스앤에스텍의 주력 제품은 포토마스크의 원재료가 되는 블랭크마스크다. 펠리클과 블랭크마스크는 노광 과정에서 상호보완적 관계다. 블랭크마스크는 투명한 유리판인 석영(쿼츠)에 금속막과 감광막을 승막(도포)해 만든다. 여기에 회로패턴을 형상화하면 웨이퍼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포토마스크가 된다. 일본 호야·울코트·아사히글라스 등이 과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앤에스텍은) 국내 최초로 블랭크마스크를 국산화한 이력을 토대로 EUV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스앤에스텍은 신 부사장을 중심으로 올해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출신의 승병훈 수석연구위원, SK하이닉스 수석연구원 출신의 김용대 책임연구위원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EUV 연구 역량을 대거 보강했다.

2001년 정수홍 대표가 설립한 에스앤에스텍은 명실상부한 블랭크마스크 명가다.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바이너리 블랭크마스크를 개발, 상용화하면서 일본이 주도하던 해당 시장에 파란을 던졌다. 국내 양대 고객사를 포함해 중국 톱티어 파운드리 SMIC 등이 현재 주요 고객사다. TSMC에도 일부 들어간다. 2019년 일본 무역분쟁 이후 EUV 부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술이동을 꾀하고 있다.


회사 창립 원년멤버로 품질관리 전반을 맡은 박연수 상무는 블랭크마스크 생산라인을 안내하면서 "반도체 웨이퍼(IC)용 블랭크마스크부터 대형 디스플레이용 제품까지 생산을 일괄 내재화했다는 게 에스앤에스텍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찾은 2일에도 고객사 향 블랭크마스크 라인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클린룸 진입까지 10분 이상 소요될 정도로 파티클 관리가 엄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투명한 쿼츠(152x152mm)를 가득 담은 트레이가 일렬로 늘어선 인라인 장비를 통과하면서 크롬층을 도포하고, PR(포토레지스트) 코팅 등을 거쳐 어두운 블랭크마스크로 탄생하는 원리다. 코팅한 PR은 고열에서 베이킹(굽기) 과정을 거쳐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로 기능할 수 있는 완제품으로 탄생한다.

눈에 띄는 것은 엄격한 수율관리를 위해 승막 중간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파티클 검사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로우엔드 블랭크 마스크 하나 역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라는 점에서 품질과 원가관리가 철저하다는 방증으로 평가된다.

박 상무는 "리드타임(생산부터 출하까지의 시간)은 고객사 요청마다 다르지만, 통상 월 1만2000장 수준의 블랭크마스크가 본사 라인에서 생산된다"고 말했다.
▲에스앤에스텍의 '블랭크마스크'(사진=에스앤에스텍)


다만 에스앤에스텍은 본사 본관에 별도로 마련된 EUV 블랭크마스크 R&D 현장은 공개하지 않았다. NDA(비밀유지협약) 때문이다.

KrF, ArF 등 미들엔드에서 하이엔드급 블랭크마스크 제조 기술을 갖춘 에스앤에스텍은 R&D 센터를 중심으로 3나노급 이하의 초미세 공정용 '하이 NA 블랭크 마스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스크 사용횟수를 줄이고,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부품이다. 내년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다.

에스앤에스텍 관계자는 "EUV 블랭크마스크는 KrF·ArF용과 완전히 다른 구조의 레이어(적층)로 3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에 특화된 제품"이라면서 "연구개발을 거쳐 내후년 정식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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