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한계 극복 한진그룹, 발행 1조 클럽 복귀 [2021 Big Issuer 분석]2년만에 조 단위 조달…불확실성 장기화로 등급 하방 압력
이상원 기자공개 2021-12-14 13:17:12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올해 1조원이 넘는 공모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을 주축으로 그룹 주요 발행사가 규모를 늘린 결과다. 대한항공은 세 차례나 공모채 시장을 찾았고, ㈜한진과 한진칼 역시 자금 소요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시장성 조달에 나섰다.사상 첫 ESG채권을 발행한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BBB+, 부정적'으로 등급 하향 압박을 받고 있는 점은 부정적 요소다. 신용평가사는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장기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 약 1조원 발행…빅이슈어 존재감 확인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2021년 총 1조2440억원의 일반 공모채(SB)를 발행했다. 1900억원을 기록한 2020년 대비 약 6배의 증가세를 보였다. 2년만에 조 단위 발행을 기록하며 빅이슈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4년부터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고 있는 대한항공이 가장 많은 970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가 커지자 항공유 구입, 항공기 임차료 등 운영 자금과 부채 상환을 위한 조달 수요가 컸다. 여기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에 투자할 대규모 자금도 필요했다.
4월 20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배를 웃도는 6890억원의 주문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결국 증액을 거쳐 3500억원을 확보했다. 연초 3조3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재무상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수요예측 결과에 반영됐다. 하이일드 등급으로 매력적인 금리도 투자 심리를 강하게 자극하며 리테일을 중심으로 수요를 늘렸다.
2019년 두 차례 미매각을 내며 구겼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굳건한 수요가 확인되자 7월과 10월에도 공모채 발행을 이어갔다. 7월은 ESG채권으로 2000억원 모집에 5790억원을 모으며 3500억원 증액에 성공했다. 10월에는 2700억원을 조달했다.
㈜한진 역시 올해 두 차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7월 600억원 모집에 1740억원의 주문을 받아 9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ESG채권으로 발행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0월에도 400억원을 확보했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연초 144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한진그룹과 가장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한 하우스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다. 두 곳 모두 한진그룹이 올해 발행한 모든 공모채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발행한 1조2440억원 가운데 각각 2410억원씩, 총 38.7%에 해당하는 물량을 양사가 대표 주관했다.
◇흥행에도 불안한 신용등급…불확실성 장기화
올해 한진그룹 발행사 3곳의 신용등급은 모두 하이일드 급이다. 이로 인해 발행을 앞두고 미매각에 대한 우려가 상존했다.
대한항공은 올해도 본 평가에서 'BBB+, 부정적'등급과 전망을 받았다. 하이일드 등급은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정적 아웃룩은 단기간에 BBB0로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10월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진의 등급 역시‘BBB+, 안정적’이다
한진칼은 'BBB0, 부정적'이다. 자회사 채권을 변제한 후에 지주사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하는 후순위성으로 인해 자회사보다 한 노치 낮다. 지주사 등급이 상향 조정되기 위해선 자회사 신용도가 우선 조정돼야 한다.
그룹 매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세 유지는 그나마 긍정적이다. 수출 호조로 화물 운송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1% 늘어난 2조7059억원, 영업이익은 346% 증가한 5383억원으로 전망된다.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여객 정상화 시점이 불분명한 점은 여전히 리스크 요소다. 신평사도 이를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오르며 급유 단가가 상승하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한진그룹은 내년에도 대규모 공모채 발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KIS자산평가 자료에 따르면 내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7536억원이다.올해 대비 18.02% 증가한 규모다. 대한항공은 총5690억원, ㈜한진은 1846억원으로 올해의 세배가 넘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상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게임즈 대표에 칼 빼든 김장중 회장, 잘못에 예외없다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SW에서 AI로 체질개선, 핵심은 '시니어 케어'
- LG전자, 러·우 전쟁 장기화에 모스크바연구소 철수
- LS에코에너지, 1분기 날았다 '모기업과 시너지 본격'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약 IPO' 특명받은 정진일 대표, 문제는 '기업가치'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사외이사제 취지 무색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안 보이네'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적자에도 재신임 얻은 정상원 대표, '글로벌 진출' 중책
- '곳간 두둑한' 쿠쿠그룹, 신규공장 매입 추진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집' 신화로 세운 종합 ICT그룹 '경고등 켜졌다'
-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정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