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어(超大魚)의 귀환이다. 오피스 빌딩 3개동, 리테일(상업시설), 콘래드호텔로 이뤄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얘기다. 업계에선 IFC의 '덩치'를 고려할 때 글로벌 대형 투자사의 각축전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떨떠름하게 보는 시선도 나온다.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우려다.서울시는 2002년부터 동북아금융중심지로의 도약을 목표로 IFC 조성을 추진했다. 그 후 AIG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를 99년(50년+49년) 사용할 수 있는 임차권을 부여했다. AIG는 서울시와 합의한 의무 임차기한(10년)이 지나자 곧바로 매각을 추진했고 브룩필드에 2조55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AIG가 개발 초기부터 투입한 자금과 단순히 비교하면 시세차익(Capital Gain)이 9000억원에 달했다.
땅 주인 서울시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고 이익을 보지도 못했다. 국내 부동산투자업계도 매각 정보에 소외된 채 해외 투자사 간에 조 단위의 금액이 오가는 모습을 하릴없이 바라만 봐야했다.
5년 전 경험 외에 '시간' 문제도 거론된다. 토지 임차기간 중 15년 가량이 지났다. 향후 해외 투자사들이 3~5년 정도 운용을 목적으로 매입하고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면 10번도 넘는 손바뀜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국내 자본이 IFC를 품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큰손들이 이번 IFC 인수전에 적극 나서 활약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초대형 랜드마크 건물을 국내 기관투자가가 소유한다면 그 자금력과 역량에 박수를 보낼 일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무조건 호평만 받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로 거래가 성사된다면 브룩필드는 최소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의 단순 시세차익을 거둔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거래 상대방이 된다면 분위기상 국부 유출 등의 이슈가 불거질 법하다.
국내 기관투자가도 자금을 '운용'한다는 한계도 있다. IFC 건물 매입 후 영원한 소유는 사실상 어렵다. 운용한 뒤 엑시트 해야 할 때 어느 곳에 팔 수 있을지도 고민할 문제다.
현재 국내 큰손들이 IFC와 완전히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다. KB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등 다수의 국내 금융사가 IFC 대주단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건물을 담보로 잡고 꼬박꼬박 이자를 받고 있다.
IFC는 분명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이정표를 세운 랜드마크 빌딩이다. 하지만 IFC 매각을 접근하는데 있어 건물에 대한 단순한 '법적' 소유권에 매몰되서는 노련한 해법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진정으로 이문을 남길 수 있는 정교한 장치를 어떻게 만들고 실행할지에 대한 영리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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