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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자사주 매입 성적표]돈 많이 번 진단 기업, 자사주 쓸어 담았다①총 24곳 2720억…상위 10개사에 SD바이오센서, 씨젠 등 포진

심아란 기자공개 2021-12-14 09:13:15

[편집자주]

상장 기업의 자기주식(자사주) 취득은 대표적인 주가 안정책으로 손꼽힌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회사들이 해당 전략을 활용했다. 다만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요구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소진하는 것을 두고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더벨은 2021년 자사주를 사들인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살펴보고 득과 실을 따져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잇따라 자기주식(자사주) 취득 소식을 전했다. 섹터 전반적으로 주가 부침이 길어지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현금을 동원해 주가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코로나19 시류 속에서 수익성이 좋아진 진단키트 업체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타사를 압도했다.

그러나 자사주 취득만으로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유통주식수를 줄인 이후에도 주가가 더욱 떨어진 업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가 더없이 중요한 만큼 섣부른 자사주 매입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10일 더벨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30일까지 자사주 취득 계획을 공시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24곳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10억원 이상 규모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업체에 한정했다. 코스피가 7곳, 코스닥이 17곳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거나 매입하기로 공표한 물량은 총 2720억원에 달한다. 두 차례 이상 자사주를 취득한 업체는 △멕아이씨에스(3회) △크리스탈지노믹스 △제놀루션 △경동제약 △한국유니온제약 △중앙백신 등 6곳으로 집계됐다.

매입 규모 기준으로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5곳이 체외진단 업체였다. 특히 1, 2위는 진단 투톱인 SD바이오센서(1000억원)와 씨젠(3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제놀루션(80억원), 랩지노믹스(65억원), 바디텍메드(60억원) 등도 적지 않은 규모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들 다섯 곳은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돼 보유 현금이 넉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백신 접종의 확대 등으로 추가적인 실적 제고 요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24곳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목적을 일제히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제놀루션만 유일하게 자사주를 임직원 상여에 지급할 계획을 언급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자사주 매입 당시 주가와 매입 완료 시점의 주가를 단순 비교했을 경우 주가는 평균적으로 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매입 기간이 남아 있는 업체는 11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증감률을 비교했으며 2회 이상 자사주를 사들인 곳들은 가장 최근 매입 시점 주가를 참고했다.

자사주 취득 전후로 주가가 10% 이상 상승한 곳은 △에스디바이오센서 △랩지노믹스 △멕아이씨에스 △경동제약 등 4곳에 그쳤다. 반면 10% 이상 하락한 업체는 △휴젤 △바디텍메드 △한국유니온제약 △바이오플러스 △종근당홀딩스 △동구바이오제약 △이루다 등 7곳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IPO를 마치고 증시에 데뷔한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 소식에도 주목했다. 바이오플러스와 SD바이오센서가 여기에 해당된다.

바이오플러스는 코스닥 입성 한 달도 안돼 5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한다고 밝혔으며 이달 50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공모 자금(441억원)의 20% 가량을 자기주식 취득에 투입하는 셈이다. SD바이오센서는 회사로 유입된 공모 자금 5176억원의 19%인 100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기로 했다.

자사주를 사들인 업체들 가운데 한국유니온제약, 삼일제약, 동성제약은 올해 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당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기업은 자사주를 취득할 유인이 커지고 주주들도 이를 요구한다"라며 "그러나 자기주식을 취득하려면 현금성자산을 써야 해서 자본금이 줄어드는 만큼 R&D 투자가 중요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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