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주회사 전환]현금시재 11조에도 결국 물적분할 '배경은'사업자회사 지분율 맞추기 4조 소요 부담 관측…차입금·신사업 투자 재원 관리 필요성도
이우찬 기자공개 2021-12-14 08:21:3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선택은 결국 물적분할이었다. 포스코 자금여력을 고려하면 지주사 디스카운트 우려를 피하고 주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적분할도 예측됐지만, 신사업 투자 등에 들어가는 재원이 막대해 결국 물적분할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적분할에 따른 지주사의 사업 자회사 지분 매입 등에는 4조원가량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지주사 체제 전환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결론은 물적분할이었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 자회사의 비상장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 논란을 잠재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포스코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성자산은 인적분할 가능성을 예측한 배경 중 하나였다. 그러나 포스코는 신성장사업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고, 기업분할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감당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보유한 자사주 13.3% 이외외 공정거래법에 따른 자회사 지분율 30% 요건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17%가량의 지분 확보하는데 4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또 포스코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인적분할 과정에서 지분 스왑 과정도 거쳐야 해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었다.
포스코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하 동일) 10조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2018년 말 약 7조2800억원에서 2019년 말 8조5300억원, 2020년 말 11조2800억원까지 늘어났다. 재무통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 취임 후 현금 중시 경영기조가 이어졌다.
올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1조750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는 현금성자산을 자금시재로 분류해 관리한다. 포스코 자금시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유동성유가증권, 유동성만기채무증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현금성자산이 넉넉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자금 용처는 다양하게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1조7000억원가량을 차입금 상환에 써야 한다. 올해와 내년도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에 해당한다.
신사업 투자에도 자금을 쓸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사업 등 투자비로 2조원 가량을 편성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개발을 중심으로 투자가 예고돼 있다. 2차전지 소재사업 이외에 수소환원제철 연구개발에도 투자비가 쓰일 것으로 전해진다.
올 3분기 기준 자금시재 11조7000억원 중 차입금 상환 1조7000억원, 2차전지 사업 등 투자 2조원을 제외하면 약 8조원이 남는다.
포스코는 안정적인 영업활동, 경영지원 등을 위한 기본 자금시재를 5조원으로 보고 있다. 남은 3조원은 예비 시재로 해외법인의 유동성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2조원, 미래 성장 투자처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1조원을 비축하고 있다.
이 같은 자금 운용 현황을 고려할 때 11조원을 상회하는 현금시재가 결코 많지 않다는 내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지주회사와 포스코 영업회사를 모두 상장하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할 경우 이를 위한 주식 매입, 주식 교환 등이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물적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포스코 측은 "철강 자회사 포스코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운영된다"며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 자회사 주주 간 이해 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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