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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축알못’ 프리미어 감독의 신선한 리더십을 다룬 <테드 래소><스토브리그>와 유사한 설정, 코미디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풀어낸 수작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공개 2021-12-15 10:09:24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5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전 지상파 TV에서 방영됐고 지금은 OTT 왓챠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프로 야구단의 단장이라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방영 전부터 주목을 끌었다. 방영 후에는 일반적인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라 구단주, 운영진(프론트), 코칭스태프, 선수 등 다양한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다룬 흥미진진한 기업 드라마였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만년 꼴찌팀을 더 망가뜨려 아예 팔아버리려 하는 구단주가 의도적으로 영입한 전직 핸드볼팀 단장이 리더십을 상실한 코칭스태프들과 분열된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갈등을 봉합해 팀을 이끌어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고 자기들이 3루타를 친 줄 안다”를 비롯한 촌철살인의 대사들도 많아 큰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애플의 OTT서비스인 애플TV+에서 <스토브리그>와 거의 비슷한 설정을 가진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 8월 시즌1이 공개된 <테드 래소>는 구단을 망가뜨리려는 영국 프리미어 축구단 AFC 리치몬드의 구단주가 미국 대학 미식축구 감독 출신으로 축구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축알못’ 테드 감독을 영입하면서 시작된다.

유사한 설정을 심각한 기업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 <스토브리그>와는 달리 <테드 래소>는 테드 감독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그 상황을 극복해가는 코미디 드라마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미국식 유머와 영국식 유머가 충돌하고 축구와 미식축구가 뒤섞이며 만들어지는 소소한 재미들이 일품인데 그 결과 올해 에미상에서 최우수 코미디 시리즈 등 7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신선한 시각으로 리더십에 대해 다룬 애플TV+의 오리지널 드라마 <테드 래소>

그러나 단순히 코미디라고 치부하기엔 드라마속 주인공이 보여주는 감독으로서의 리더십은 매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팀의 젊은 에이스 제이미와 노회한 주장 로이 사이의 갈등이 팀 전체의 분열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그 갈등을 봉합하고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려 분투하는 ‘축알못’ 테드의 모습이 시청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특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장본인인 제이미와 대화를 이어가고 끝까지 믿어주며 응원하는 모습은 테드 감독이 극중에서 항상 강조하는 ‘믿어야 한다(Believe)’라는 신념과 그대로 연결되어 시청자들에게 각인된다. 심지어 시즌1 마지막에 제이미가 다른 팀으로 이적한 후 AFC 리치몬드에게 패배를 안겨주었을 때도 테드 감독은 일관되게 제이미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테드는 “진정한 리더는 조직의 치어리더가 되어야 한다”라는 리더십의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모습들을 계속 보여준다. 팀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팀을 잘 이해하고 있던 네이선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를 코치로 승격시키는가 하면,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전략을 구축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설정은 우리가 흔히 미국의 스포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아온 ‘한없이 긍정적이고 끊임없이 헌신적인’ 코치나 감독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테드 래소>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캐릭터 테드 감독에게, 정신적인 공황을 가져오게 만드는 인간적인 갈등과 아픔도 함께 부여함으로써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그렇게 코미디이지만 진지함을 잃지 않고, 축구 드라마이지만 축구는 거의 나오지 않으며, 영국이 무대이지만 미국인의 시각에서 그려진 이 독특한 작품은 매우 신선한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만으로도 올해 OTT를 통해 선보인 해외 드라마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힐 자격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 <테드 래소>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6tp-RR6ahso
(애플TV+에 가입하면 <테드 래소> 시즌1,2를 포함해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 등을 7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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