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BS, 사모펀드 감독 강화에 '업무 과중' 수탁시스템에 설명서 일일이 기입…피로 누적, 인력 충원 호소
양정우 기자공개 2021-12-17 08:12:26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파트가 사모펀드 개편 여파로 업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기존 인력만으로 크게 강화된 감독 의무를 소화하기 벅차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16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PBS 파트마다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영업에 나서는 인력도 제도 재편에 따른 부가 업무를 처리하는 데 목을 매고 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자본시장법과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수탁사인 증권사 PBS 파트의 감시 책임이 크게 강화됐다. 그간 강도 높은 감독 책임은 공모펀드 수탁사에 부여된 의무였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운용 지시를 실행하는 PBS 파트가 운용사의 부당 행위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대표적 감독 사항은 △펀드 운용행위가 법령, 집합투자규약, 핵심상품설명서에 부합하는지 여부 △핵심상품설명서가 법령, 집합투자규약에 부합하는지 여부 △매분기 운용사가 작성하는 자산운용보고서의 내용이 적정한지 여부 등이다.
PBS 실무진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은 핵심상품설명서를 새롭게 마련한 수탁시스템에 기입하는 일이다. 핵심상품설명서 자체가 적법한지 여부는 법무 파트에서 별도로 진단한다. 하지만 현재 펀드 운용이 핵심상품설명서에 쓰인 대로 이뤄지는지를 따져보려면 일단 이들 설명서를 진단 시스템에 일일이 기입해야 한다.
증권사 PBS가 자산운용사와 계약한 펀드 개수가 많게는 800개를 넘어선다. 이들 수백여 개의 펀드마다 핵심상품설명서를 하나하나씩 수탁시스템에 입력하는 게 만만치 않다. 이 전산화 작업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영업 일선에서 펀드 계약을 따내야 하는 업무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PBS 조직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업무가 대폭 늘어난 만큼 실무진의 업무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며 "야근은 물론 격무에 시달리면서 본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마다 인력 충원에 나설 분위기이지만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같은 강도 높은 업무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 점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3~5년이 만기인 폐쇄형 상품이 적지 않아 신규 펀드 결성이 비일비재하다. 기존 핵심상품설명서가 수정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운용 현황과 다른 수탁시스템의 전산상 오류를 재조정하는 것도 PBS 파트의 몫이다.
앞으로 사모펀드 감시 의무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기존 PBS 파트의 실무진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영업을 벌이면서 서류 작업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제 감독 업무만 전담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공모펀드를 감시하는 수탁시스템은 비교적 손쉽게 갖출 수 있다. 사모펀드와 달리 투자자산 유형, 자산별 투자 비중, 파생상품 편입제한 비중 등 운용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 잣대를 기준으로 오차가 발생하면 즉각 확인이 가능해 감독 업무도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경우 펀드마다 획일성을 지양하는 데다 운용 자율성이 보장돼 있다. 편입자산 유형을 제시해도 편입불가 자산유형이 나오거나 구체적 투자 비중이 불명확할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레버리지 활용과 재간접 투자 구조까지 감안해야 한다. 증권업계에서 수탁시스템 확충에 인적, 물적 재원을 과감히 투입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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