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휴먼스케이프 '인수' 아닌 '투자' 선회 글로벌 원격진료 진출 놓고 내부 이견, 기존 SI 지위는 유지
홍숙 기자공개 2021-12-17 14:33:25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6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M&A설까지 돌던 카카오의 휴먼스케이프 투자계획이 결국 일부 지분 투자 선에서 마무리됐다. 카카오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데 휴먼스케이프의 플랫폼을 토대로 글로벌 원격진료 시장에 진출할 지를 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나뉜 결과다.카카오는 지난달 150억원을 투자해 휴먼스케이프 지분 20%를 확보했다. 당시 카카오에서 투자를 주도한 사람은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 수석부사장,사진)로 알려진다. 배 수석부사장은 2016년 카카오에 합류해 국내 음원 서비스 멜론 인수,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 등 투자 성과를 올렸다.
그는 휴먼스케이프의 IT 기술이 그룹 차원의 글로벌 헬스케어 확장 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먼스케이프가 앞서 2018년 원격진료 산업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휴먼스케이프를 글로벌 헬스케어 확장을 위한 기반으로 삼자는 배 수석부사장의 주장에 대해 카카오 내부에선 의견이 갈렸다. 향후 휴먼스케이프의 플랫폼으로 원격의료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놓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영향이다.
현재 휴먼스케이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레어노트(블록체인 기반 희귀질환 플랫폼) △마미톡(산전초음파 기반 임신·육아 앱)이다. 원격진료 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카카오는 휴먼스케이프 투자 초기엔 M&A까지 염두에 두다가 일부 지분 투자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휴먼스케이프 지분 투자에서 내세운 전략적투자자(SI) 지위는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휴먼스케이프의 원격의료 사업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IT 및 플랫폼 기술은 카카오에 접목하고 협업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카카오 측은 "처음부터 인수가 아닌 일부 지분 투자를 검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동남아 원격의료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에 있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추가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6일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을 출범했다. 황희 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대표로 선임했다. 향후 카카오는 황 교수를 중심으로 △의료 데이터 △IT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방향으로 사업 확장해 나갈 것을 보인다.
카카오의 계열사이자 투자전문 자회사 가운데 카카오벤처스는 바이오벤처 초기 투자를 담당하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후기 투자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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