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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DT와 우리은행 위비톡

문누리 기자공개 2021-12-20 08:00:0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멤버십 고객이 1000만명 넘으니 모바일 플랫폼을 잘 키우면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 최근 유통기업의 한 임원이 디지털전환(DT)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예전에 출입했던 우리은행의 사례가 떠올랐다. 우리은행도 모바일뱅킹 이용고객 규모를 믿고 모바일 메신저앱 위비톡을 선보였다.

2016년 이광구 우리은행장 주도로 출시된 위비톡은 카카오톡을 따라잡기 위해 내놓은 메신저였다. 당시에도 카카오톡이 주류 메신저였지만 유재석을 기용해 TV광고까지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했다.

초반엔 기대대로 가입자가 급격히 늘었다. 반년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은행 직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적극 홍보한 덕분이었다. 창구 앞에 앉으면 위비톡 가입을 권유받았고 위비톡 광고 포스터도 은행 안팎으로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카카오톡이 이미 선점한 '네트워크 효과'(이용자간 수요가 서로 영향받는 효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마트폰 출시 초반 이용자들의 메신저 사용습관이 카카오톡으로 굳어지면서 이를 바꾸기 어려웠다.

결국 서비스를 접었지만 5년 전 기준으론 시대를 앞선 도전이었다. 특히 코로나19를 전후로 메신저앱을 넘어 '플랫폼' 자체에 대한 경쟁 필요성은 전 업계가 직면하고 있다.

이미 기업들은 다양한 비즈니스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을 일상화하고 있다. 이제 관건은 어떤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의 수많은 기술과 정보를 소비자 생활 일선까지 연결하는지의 문제다.

유통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통한 플랫폼 선점에 대해 고민이 깊다. SPC그룹을 비롯한 식품유통기업들은 메타버스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일부 기업에선 성장성 높은 스타트업 플랫폼을 아예 사들이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어떤 형태의 플랫폼을 론칭하든 기존 기업의 색깔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네이버의 메신저앱 라인은 국내에선 '마이너' 축이지만 일본, 태국 등 해외에선 주류 메신저다. 현지 이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만든 주체가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한다. 브랜딩과 확산 전 단계에서 기업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단 플랫폼 서비스 본연에 집중한 결과다.

기업 색깔을 빼려면 멤버십 가입자 수 등 비즈니스의 '유산'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기존 회원을 위주로 타깃하면 시장을 확장할 수 없다. 멤버십 회원들조차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특별한 유인동기가 없는 한 스마트폰 용량을 잡아먹는 여러 앱 중 하나에 불과하다. 비록 위비톡은 사장됐지만 업계의 구분이 흐려지고 있는 요즘 디지털전환을 고민하는 전 업계의 귀감으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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