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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코로나 불확실성' 단기 금융자산 투자 늘렸다 현금비축→유동자산 매입, 무차입 기조 '액세서리·화장품' 신사업 병행

방글아 기자공개 2021-12-22 07:40:0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섬이 수년전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이전으로 자금운용 전략을 되돌리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을 철수시킨 뒤 현금 비축에 주력했지만 다시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사업투자 보다 영업외적 금융투자를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감안해 리스크를 덜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현금성자산이 빠르게 마르고 있지만 유동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로 두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유동자산 재배치 '가외 투자', 현금성자산 '반토막'

한섬은 3분기 현금성자산이 242억원으로 작년 말 434억원 대비 55% 수준으로 감소했다. 3분기(1~9월) 재무조달(184억원)과 영업활동(546억원)으로 총 730억원이 순유입됐지만 투자로 921억원이 빠져나간 결과다.

투자금 유출은 사실상 유동자산 재배치의 결과다. 전체 투자 지출액의 70%를 넘는 자금(1389억원)을 손익측정 금융자산(FVPL) 취득에 썼다. FVPL은 유동화가 용이한 자산으로, 통상 단기 투자차익을 노리고 매수하는 주식 등이 포함된다.

현금을 그대로 쥐고 있는 대신 적극적으로 운용해 영업외적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FVPL 운용 성과는 결산 시점 당기손익으로 반영된다. FVPL는 장부상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다음으로 유동성 기준 상위 세 번째 자산으로 구분되고 있다.

◇보수적 투자 기조,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영향

한섬의 투자전략 변화는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후 실적과 재무구조 전반에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었음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섬은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에 3000억원을 베팅했지만 3년만에 세컨플로어 등 브랜드들이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인수 직후 7200억원대였던 매출이 단숨에 1조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이 확장됐지만 수익성이 악화했다. 2016년 10%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이 이듬해 4%대로 주저앉았다. 다만 지속적인 회복세를 통해 작년 말 7%를 기록한 뒤 올해 말 내부 결산 기준 11%로 올라서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당시 재무구조도 직격탄을 맞아 회복까지 약 2년이 소요됐다. 2016년 말 371%에 이르던 유동비율이 이듬해 198%로 반토막 났다. 이후 현금성자산 비축으로 돌아서 1년 9개월만에 최소 126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을 최고 463억원으로 불렸다.

◇코로나19 맞물려 불확실성 대응 '무차입 유지'

한섬은 축적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다시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단기성 금융자산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8년 말 유동비율이 300% 수준을 회복하자 이후부터 FVPL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2019~2020년 코로나19 학습 효과를 토대로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9년 3분기 말까지 20%를 밑돌던 유동자산 대비 FVPL 비중이 1년 새 10%포인트 이상 확대돼 2021년 12월 현재 30.4%를 기록 중이다. 이는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직전 수준이다. 2016년 28.1%를 차지하던 FVPL를 2017년 전액 현금화한 뒤 3년여만이다.

이 같은 투자 기조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한섬은 최근 사업을 다각화하는 가운데 재무조달을 최소화하고 있다. 액세서리 사업(더한섬하우스 콜렉티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오에라) 론칭 등 주요 신사업을 무차입 경영 기조 아래 추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섬의 부채비율은 30%이다. 현금성자산을 감안한 순부채비율은 -17%를 기록 중이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과정이던 2017년 말 한때 마이너스(-) 순부채비율이 깨졌지만 이듬해 곧장 플러스(+)로 전환한 뒤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견고한 국내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이뤄지고 있어 주력인 패션과 뷰티사업에 자금을 재투입하고 있다"며 "올해 외부 인사 영입 등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후속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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