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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IPO]정의선의 글로비스 지분 매각, 수요예측 영향은승계 재원 마련 드라이브 시그널…그룹 관리 가능성, 공모주 매력도 상승

강철 기자공개 2022-01-10 08:15:4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처분했다. 두 오너는 다음달 상장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도 일부 매각할 예정이다. 구주 매출 직전 갑작스레 이뤄진 이번 거래가 현대엔지니어링 수요예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의 승계 시너지를 위해 상장 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과 주가를 타이트하게 관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수요예측에서 공모주의 매력도를 높이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비스 지분 매각…IPO 주관사도 몰랐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일 현대글로비스 지분 10%(375만주)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했다. 지분은 칼라일이 운용하는 프로젝트 펀드인 GUARDIAN HOLDINGS가 전량 인수했다. 이번 거래로 칼라일은 현대글로비스 3대주주에 올랐다.

지분 매각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작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대기업집단 계열사에 규제를 적용한다. 칼라일에 지분을 넘긴 결과 두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19.9%로 낮아졌다.

두 오너는 이번 지분 거래로 약 6000억원을 손에 쥐었다. 다음달 8일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9%를 구주 매출 형태로 처분해 최대 5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새해 벽두부터 연이은 자산 유동화로 1조원 안팎의 현금을 마련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다음달 15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진행 중인 투자자 사전 교육(PDIE)을 마치는대로 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모가 밴드는 5만7900~7만5700원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주관사단은 공모주 입찰 전 막바지 투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몽구·정의선'이라는 VIP의 구주 매출이 걸려있는 딜인 만큼 다른 어느 때보다 공모 흥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다만 두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주관사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언젠가 지분을 팔 것이라는 사실은 인지했으나 그 시점이 현대엔지니어링 IPO 직전이 될줄은 몰랐다는 전언이다.

시장은 이번 거래가 현대엔지니어링 수요예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중추에 있는 정의선 회장이 양사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수 있는 점은 상장 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를 담당하는 실무진도 이번 지분 매매를 사전에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며 "오너가 개인 지분을 파는 일인 만큼 정보를 미리 알았다고 해도 주관사단과 공유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감 몰아주는 형태로 '실적·주가' 관리 가능성

업계에선 정 회장이 이번 지분 매매를 필두로 승계 재원 마련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서 2020년 3월을 마지막으로 멈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정 회장 바로 밑에 위치할 가장 유력한 계열사로 꼽힌다.

이 같은 관측은 오는 17일부터 시작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수요예측에서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정 회장이 구주 매출 후에도 지분 4.5%를 보유하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실적과 주가 관리에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6개월 후부터는 정 회장 지분이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실제로 매각에 나설 시 정 회장이 가급적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상장 후 1~2년은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실적·재무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플랜트와 관련한 여러 그룹 프로젝트를 현대엔지니어링에 몰아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관리 방법"이라며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 공모주에 관심이 있는 여러 기관 투자자가 이 점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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