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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 위기진단]할부·리스업 신생업체 '제로'…양극화도 심화②'등록제' 금융 업권이지만 신규 진입 '미진'…소수 캐피탈사가 업계 주도

류정현 기자공개 2022-01-18 07:20:04

[편집자주]

캐피탈산업은 지난 2년 동안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오랫동안 지속한 저금리 기조와 자동차금융 시장의 활황으로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었고 자동차금융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더벨은 2022년 캐피탈업계의 위험 요인과 대책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1: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대부분의 캐피탈사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시그널도 감지된다. 특히 할부·리스업은 신규 업체가 단 1곳도 없어 업계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신규 진입 매력도가 떨어지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기존 업체들 간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든든한 뒷배를 두고 있는 기업계와 금융계 캐피탈사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캐피탈 업권 전반적으로 규모는 커지고 있으나 이를 일부 회사가 주도하고 있어 한계도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업체 없어 정체된 할부·리스업계, '벤처 붐' 힘입은 신기사와 대비

캐피탈사는 크게 3종류로 구분된다. 기계나 설비 등을 소비자에게 빌려주고 그 기간 동안 대금을 받아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리스사, 생산자에게 물건 대금을 지불하고 이용자로부터 금액을 분할 상환받는 할부금융사가 대표적이다. 벤처회사에 대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신기술금융사도 그중 하나다.

국내 캐피탈사는 그 수도 적지 않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할부·리스사는 총 48개다. 신기술금융사는 이보다 조금 더 많은 69개 회사가 자리하고 있다. 총 117개 캐피탈사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가 많은 만큼 자산 볼륨도 작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할부금융·리스·신기술금융사의 자산을 모두 합친 금액은 약 200조3450억원이다. 전년 동기 174조9594억원이었는데 1년 사이 약 15% 증가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할부금융과 리스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는 업체가 매우 적었다. 할부금융사와 리스사는 허가제가 아니라 등록제로 운영돼 진입 절차가 카드사보다 복잡하지도 않다.

2017년 말 국내에서 할부·리스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총 45개였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4년 동안 신생 업체가 단 3곳뿐이다. 2018년 케이카캐피탈, 2019년 리딩에이스캐피탈, 2020년 볼보파이낸셜 등 매년 1개 정도의 신생 업체가 협회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신생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출처=여신금융협회

물론 이미 해당 사업에 진출할 만한 곳은 모두 발을 담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시장 진입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인상, 코로나19 등으로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된 데다가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진출기업의 영역이 확실해 진입장벽이 높고 규제 강화 기조도 엿보이는 업권”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업체가 많이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신기술금융사의 경우 최근 신생 업체가 다수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위상이 과거보다 커지면서 벤처투자 수요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말 국내 신기술금융사는 총 51개였다. 지난해 말까지 총 69개 회사가 신기술금융사업자로 등록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 3년 사이 18개에 달하는 신규 업체가 생겨났다.

◇뚜렷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 금융계열이 캐피탈 업계 '대세'

기존에 존재하던 회사 간에는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금융지주나 대기업과 같이 지원군이 확실한 캐피탈사가 전체 업계를 선도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할부·리스사의 전체 자산 총계는 약 180조원이다. 이 가운데 자산 규모 상위 10개의 자산 합계는 123조원이다. 상위 10개 회사가 전체 리스·할부금융 업계의 약 68%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기업계 캐피탈사의 경우 명맥이 거의 사라졌다. 할부·리스사 가운데 자산 규모 기준으로 상위권에 포진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금융계열이었다. 그나마 대기업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커머셜과 롯데캐피탈 정도가 금융계 캐피탈과 견주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할부·리스사의 자산총계 기준으로 5위 안에 드는 회사는 대부분이 금융계였다. 2위부터 4위까지 KB캐피탈,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이 차지했다. 1위와 5위에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캡티브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이 포진했다.

범위를 넓히면 이러한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 기준 상위 20개 할부·리스사 가운데 총 13개 회사가 금융계다. 6개 기업계 캐피탈도 이름을 올렸으나 롯데캐피탈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완성차 업체에 전속된 캡티브사다.

출처=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

실제로 최근 기업계 캐피탈이 시장에서 물러나고 있다. 주요 기업계 캐피탈이었던 아주캐피탈은 최근 우리금융지주에 매각됐다. 효성그룹 산하였던 효성캐피탈도 ST리더스PE로 대주주가 교체돼 현재 M캐피탈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업계 캐피탈사가 금융계에 밀리는 이유 중 하나로 조달경쟁력이 꼽힌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지원 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데 반해 기업계는 이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은 모두 AA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원 의지도 신용등급 평가의 주요 요소”라며 “지원의지가 약했던 일부 기업계 캐피탈이 조달경쟁에서 밀리고 금융그룹 계열이 캐피탈 업계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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