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약속한 HDC현산, 넥스트 스텝 '조직개편' 재무·경영효율화 우선 기조 변화 가능성…안전조직 강화 필요성
고진영 기자공개 2022-01-18 07:44:3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눈길은 본업 경쟁력보다 포트폴리오 확대 및 조직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도와 ‘애자일(Agile)’ 경영이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경제 전문가인 유병규 사장의 CEO 선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종합금융부동산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정몽규 회장의 뜻이 엿보이는 인사였다.
하지만 광주 건축물 붕괴사태로 정 회장이 물러나기로 하면서 임원진 등 기존 조직에도 여진이 미칠 전망이다. 다소 옅어졌던 건설사로서의 색채를 다시 강조할 필요가 생겼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7일 대국민 사과와 동시에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주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한 만큼 추가적인 조직개편, 또는 인사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경영 최일선에는 유병규 사장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출신으로 1988년부터 현대그룹과 연을 맺었지만 HDC그룹에 합류한지는 올해로 4년밖에 안됐다. HDC 지주사 전환작업을 위해 2018년 정 회장이 직접 영입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사장에 올랐다. 건설 현업보다는 연구원 경력이 대부분이다.
그는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하원기 전무와 함께 현대산업개발의 각자대표로 전진배치됐다. 비(非)건설인인 유 사장을 하 전무가 건설본부장을 겸직하면서 보조하는 형태다. 전임의 경우 각자대표 체제인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건설사업본부장 출신인 권순호 전 대표가 사장 타이틀을 갖고 그 아래 정경구 당시 전무가 경영본부장을 겸하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건설보다 재무를 앞에 두는 쪽으로 우선순위가 바뀐 셈이다.
실제 정몽규 회장은 2018년부터 애자일 전략, 효율성에 중점을 둔 조직체계를 구축해왔다. ‘민첩한’ 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agile’에서 착안한 운영방식이다.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문화를 말한다. 불확실성 높은 상황변화에 대응해 성과를 도출해내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초에는 아시아나항공미래혁신준비단을 해산한 이후 경영혁신TFT를 신설하기도 했다. 경영효율화를 목표로 내세웠으며 애자일 조직의 안착과도 의지가 맞물렸다는 평가다. 이후 원가절감에 대폭 성공했으나 7개월만에 대형사고가 2번 연속 일어나면서 큰 대가를 치렀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속도와 효율에 치중하다 보니 안전이라는 건설업 본연의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라며 “이미지 추락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정 회장이 본인의 퇴진 외에 임원진 물갈이 등 더 확실한 시그널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연급이 산업안전 및 건설품질 관리 전문가를 공익이사로 추천해 이사회가 현대산업개발 경영진의 안전관리와 품질관리 미흡을 견제·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현대산업개발의 지분 11.60%를 쥐고 있다.
경영진과 별개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상되는 부분은 안전관리 조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에 앞서 지난해 6월 있었던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현장 붕괴 사고'에도 불구하고 최고안전전문가(CSO)를 선임하거나 안전 전담 조직을 확대하지 않았다. 작년 4월 안전경영실이 새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임원급이 아닌 팀장급이 담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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