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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CSO 없던 HDC현산, 선임 논의 등 '정공법' 택했다비상위원회, 시공감시단 설치…대형 사고에 안전관리 총력

신준혁 기자공개 2022-02-03 07:38:10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현장 사망사고가 한명만 발생해도 수장이 물러나고 사업장이 중단되게 생겼다. 안전 이슈가 '아킬레스건'이 되지 않도록 건설업계에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안전보건 담당 조직 위상을 잇따라 격상시키고 있다. 더벨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하는 건설사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동 아아파크 붕괴사고 직후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최고안전책임자(CSO) 선임을 논의하고 있다. 그룹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사태를 수습하고 재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모양새다.

HDC현산은 그간 대형 건설사 중 안전관리 우등생으로 꼽혔다. 2020년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사망재해 0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2~3만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작업에서 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회사로서도 7년 만의 기록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 시(市)에서 7개월 만에 다시 붕괴사고를 초래하자 대중의 질타가 이어졌다.

HDC는 핵심 계열사인 HDC현산을 비롯해 계열사 전체 안전제도와 업무 매뉴얼 재정비안을 내놓았다. 정몽규 HDC 회장과 유병규 HDC현산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안전과 품질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전국 건설현장에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현행 골조 등 구조안전 결함의 법적 보증기간을 10년에서 30년까지 대폭 늘렸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아파트 담보책임기간은 10년 범위에서 정한다. 해당 공사는 공동주택의 내력구조부와 시설공사 등을 포함한다.

사고 수습과 피해보상을 전담하는 비상안전위원회를 신설하고 역대 사장단에게 긴급 지원 요청을 보냈다. 위원장은 현대산업개발 부회장을 역임한 이방주 제이알투자운용 회장이 맡는다. 이 회장은 정 회장의 부친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으로 현대차에서도 최측근으로 함께 일했다. 1999년 정몽규 당시 현대자동차 회장을 따라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고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현산을 현재 규모로 키워낼 수 있는 기틀을 닦은 인물이다.

비상안전위원회와 함께 시공감시단도 빠른 시일 안에 구성할 예정이다. 시공감시단은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며 HDC현산 건설현장의 시공 적정성과 안전성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유병규 HDC현산 대표와 하원기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도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성이 제기됐던 CSO 선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앞서 HDC현산은 최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CSO를 선임하거나 임원급 책임자를 별도로 선임하지 않았다. CSO를 선임하더라도 최고경영책임자(CEO)의 법적 부담을 덜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이에 앞서 대형 사고까지 겪으면서 CSO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논의에 나선 것이다.

신임 CSO는 안전 보건 관련 이력이 있는 임원급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조직내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안전경영실은 임원이 아닌 실장급 인사가 맡고 있다.

HDC 관계자는 "비상안전위원회는 사고수습을 지원하고 피해자분들께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CSO도입과 경영진 쇄신안을 포함한 안전혁신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HDC현산이 시공 중인 현장 12곳에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사고을 포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위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감독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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